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SNS 대화방에서 김기현 후보 지지 운동을 지원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보도가 나와 안철수 후보 측이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빚어졌다. 안 후보 측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서고 수사의뢰 등 문책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안 후보 측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은 3일 오후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너무나도 충격적인 기사가 나왔다"며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공직자들이 일반 시민들과 당원이 참여하는 카톡 단톡방에 참여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향신문>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한 행정관이 국민의힘 당원·지지자 수십 명이 참여하고 있는 복수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특정 인물들을 초대했고, 이 행정관으로부터 초대받은 인물 2명이 지속적으로 안 후보를 비난하고 김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이 대화방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것은 정말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심각하게 거스르는 일"이라며 "이것은 정당민주주의와 법치와 헌법을 정면으로 어기는 범법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께서는 그동안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몇 번씩 말씀하셨다. 저는 이번에 왜 대통령실 공직자들이 대통령의 이런 말씀을 어겼는지 매우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나아가 "이번 전당대회가 정말 순수한 당의 행사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김 후보를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서 대통령실과 특정 세력들이 벌이는 은밀한 협작인가"라고 대통령실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대통령실 관계자라고 하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자들은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이지 말라', '윤심은 안철수가 아니다', 심지어 '안철수는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 이런 말까지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를 이뤄냈고 인수위원장까지 지낸 국민의힘 당원"이라며 "안철수 후보를 대통령실에서 비하하고, 조롱하고, 국정운영의 적으로 간주하는 언행까지는 그래도 참을 수 있지만,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조직적으로 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운동에 가담했다면 이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초대한 인물들, 김 후보 홍보물을 올리고 안 후보를 비방한 이 인물들과 대통령실 행정관들의 관계를 밝히는 일"이라며 "대통령께 정중하게 제의한다. 보도 내용에 대해서 빠른 시간 안에 사실을 확인해 달라. 책임져야 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무겁게 책임을 물어달라. 필요하다면 직접 수사의뢰를 통해 모든 것을 털어버리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공정과 상식, 법치를 주장하는 윤석열 정부다운 조치"라며 이와 아울러 "남은 기간 '대통령실 관계자'라는 익명의 사람들이 더 이상 전당대회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시라"고 윤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그는 한편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재훈 위원도 위원직에서 해임하는 것이 맞다"며 "임 위원이 김기현 후보 공개 지지선언을 했고 벌써 만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저의 경우에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가 국민통합위원임을 문제삼은 지 다섯 시간 만에 해촉됐는데 너무나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 공정하지가 않다"는 지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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