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최대 다수당이 장외투쟁?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이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최대 다수당이 장외투쟁?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이유

[정희준의 어퍼컷] '윤석열 퇴진' 보다 필요한 것은 '686 퇴진'

민주당에겐 참 신묘한 재주가 있다. 압도적 다수당이 되면 정권을 빼앗긴다. 2004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2007년 대선에서 역대 최다표차로 참패했다. 2020년엔 위성정당 포함 무려 180석이라는 거대 정당이 됐음에도 2년 후 대선에서 역대 최약체 대선 후보였던 정치신인 윤석열에게 정권을 갖다 바쳤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쪽은? 2008년 총선(153석)과 2012년 총선(152석)에서 연이어 완승을 거두고도 김종인을 불러 앞세우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선점해 2012년 대선 승리도 가져갔다.

민주당이 대규모 장외집회에 나섰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이후 6년 만이라고 한다. 그런데 169석을 보유한 압도적 다수당이 거리로 나가는 모습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진보 정당까지 아우르면 180석이 넘는다. 집안의 장남이 집을 나간 꼴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민주당에 없는 것, '문제 해결 능력'

집회엔 백 명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했다는데 무대 단상에 올라 "이재명을 지키자"는 발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사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그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맞섰던 대선후보가 아니었다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야당탄압이라는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야당탄압'을 최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자기 입으로 떠들며 국회 밖 거리로 나가는 풍경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

그 외에도 많다. 일례로 민주당은 오늘에서야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참사 발생 백일이 넘어서다. 특히 그 간의 과정을 보면 한마디로 우왕좌왕이었고 여기에 하나 더 보태자면 눈치보기였다. 압도적 다수당이 되면 정권을 빼앗기는 민주당의 특성 외에 또다른 특징이 바로 결정장애다.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라며 말들은 참 많이 하는데 도대체 결정을 하지 않는다. 국민도 지쳤고 유족도 지쳤다.

추진력도 없다. 장관 해임이건 여사 특검이건 온갖 주장은 난무하는데 진행이 되질 않는다. 2018년 국민의힘 김성태 원내대표는 길바닥에서 단독으로 무기한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폭행도 당하고 '혼수성태'라는 놀림도 받았지만 결국 드루킹특검을 이끌어냈다. 우왕좌왕하던 민주당은 지난 2일이 돼서야 따뜻한 국회 건물 안에서 55명이 조를 짜 돌아가며 농성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제 와서 그 농성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뭔가 눈치가 보여서?

국민의힘 상대하다 안 되니 지지자들에게 달려가

민주당이 거리로 나가고 농성을 시작하는데 그 이유가 잘 보이지 않는다. 왜 국회에서 정부를 상대로, 대통령실을 상대로 투쟁하지 않을까. 상대해보니 망신만 당해서 국회 밖으로 나간 것인가? 상대방이 생각보다 세니까 결국 자기들 이야기를 잘 들어줄 지지자들에게 달려간 것일까? 윤석열 정부가 그렇게 문제가 많다면서 왜 민주당은 자기들 직장인 국회에서 멋지게 싸우지 못할까?

당대표 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은 지금 격랑에 휩싸였다. 권력투쟁이다. 노선투쟁과 동시에 세대투쟁에 돌입했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은 최고 실세들인 이른바 윤핵관의 퇴진을 거침없이 입에 올리고 있다. 이들에게 전당대회 패배는 정치인으로서 죽음을 의미하는 공천탈락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놓고 일전을 치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조용하다. 문재인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정부였음에도 역설적으로 민주당에서는 당내 발언의 자유가 사라졌다. 역시 공천 때문인가? 당내 최대 기득권 세력인 686 의원들 때문인가? 이미 오래 전부터 민주당 내 신진 정치인들 사이에선 이들에게 밉보이면 공천 받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어왔다. 이들에게 잘 보이면? '90학번대 초반'까지는 공천을 줄 거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들이 후배들에게 한다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너희들은 아직 젊잖아." 요즘 대기업 CEO가 30대다.

요즘 대기업 CEO가 30대, 민주당은?

요즘 민주당을 놓고 "여당 같다," "배가 불렀다," "배에 기름이 잔뜩 끼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왜 이렇게 됐을까. 지금의 민주당은 2004년 총선에 기반한다. 정치민주화의 상징인 '87체제'의 세례를 받은 686들이 대통령 탄핵 역풍의 은혜에 힘입어 대거 국회에 들어왔다. 이른바 탄돌이들이다. 시간이 지나 왕년의 맹주들이 사라지자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이들이 기득권을 형성했다. 결국 민주당의 앞길은 '87체제'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느냐, 그리고 당내 '04체제'를 종식시킬 수 있느냐이다.

결정장애, 우왕좌왕, 추진력 부족을 모두 합해놓으면 그건 '무능'이다. 지금의 민주당은 '문제 해결 능력'이 없다. 국민들은 다 안다. 윤석열 정부가 저렇게 망나니짓을 쉴 틈도 없이 해대고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저토록 아수라장이 돼도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서지 못하는 이유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고 싶으신가? 그렇다면 다음 총선을 통해 저 무능한 민주당을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실력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어쩌면 '윤석열 퇴진' 보다도 '686 퇴진'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