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의회 멀쩡한 조경수, 무더기 제거 논란

미관 저해·햇빛 차단·습기 탓 vs 공유재신 임의 제거는 잘못

강원 태백시의회가 멀쩡한 조경수 수십그루를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 등으로 수목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태백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태백시의회 청사 인근에 식재된 낙엽송과 자작나무 및 벚나무, 주목나무 등 총 21그루의 제거작업을 태백시 공원녹지과 직원들이 진행했다.

▲태백시의회가 멀쩡한 주경수 수십그루를 제거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레시안

당시 태백시의회는 최대 수령이 50년이 넘는 지름 50cm의 벚나무를 비롯해 지름 33cm~25cm에 높이 6m 이상의 수십년 이상 수령을 가진 조경수가 청사 시야를 가린다는 이유 등으로 수목 제거를 태백시에 요청했다.

시유재산 관리책임을 맡은 태백시 회계과는 태백시의회 조경수 제거작업에 필요한 별도 예산이 편성되지 못해 공원녹지과에 시의회 청사 주변 조경수 제거를 협조 요청해 지난 10월 29일 수목제거를 진행했다.

▲지난 10월 29일 수십년 된 조경수를 몽땅 제거해 태백시의회 청사 주변이 썰렁해 졌다. ⓒ프레시안

태백시의회 관계자는 “시의회 청사 주변 조경수가 높게 자라면서 청사에 그늘이 지고 시야를 가리는 것은 물론 (청사에)습기가 많이 차 수목을 제거한 것”이라며 “내년에는 주목나무로 식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사회단체장은 “시의회 청사 주변의 조경수도 소중한 공유재산인데 시야를 가리고 말도 안 되는 습기 핑계로 수목을 제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며 “특정인의 지시로 수목을 제거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태백시의회 청사 인근 조경수를 지난 10월 29일 무더기로 제거한 가운데 태백시의 시목인 주목나무도 함께 제거되어 있다. ⓒ프레시안

한편 지난 8일 공무원노조 강원지역본부 태백시지부가 고재창 태백시의회 의장에게 “갑질, 언어폭력, 특권 의식 등 의장의 형태가 도를 넘어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시정요청 문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한동구 태백시 부시장이 임기 6개월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갑자기 사표를 제출한 뒤 한 부시장의 친인척도 명예퇴직을 추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시의회 주변에서 뒷말이 무성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