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9일 새벽 구속된 데 대해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며 정 실장은 결백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며 이같이 말하고 "포연이 걷히면 실상이 드러난다.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 유일한 걱정은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 파괴에 혈안인 정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당과 민주세력에 대한 검찰독재 칼춤을 막아내고, 민생을 지키는 야당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했다.
정 실장은 전날 오후 2시부터 밤 10시 10분까지 8시간 넘게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았고, 이튿날 새벽 3시께 결국 법원이 검찰의 영장 청구를 인용함에 따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실장은 특가법상 뇌물, 부정처사후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네 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구체적으로는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유동규 씨 등으로부터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제공 대가로 6회에 걸쳐 총 1억4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 대가로 민간업자들로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일정 지분을 수수하기로 하고 배당이익 428억 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특정 민간업자들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해 개발수익 210억 원 상당을 취득하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 △유동규 씨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그에게 '휴대폰을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 등이다.
앞서 지난 8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기소된 데 이어 자타공인 '오른팔'인 정 실장까지 구속되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일단 이날 오전 임오경 대변인 브리핑에서 "유동규의 진술 외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됐다"며 "구속이 검찰의 무리한 조작수사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종국에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정 실장과 이 대표를 감싸는 입장을 냈지만, 앞서 당 내에서 '정진상·김용을 왜 당이 나서서 방어하느냐'는 불만도 없지 않았던 만큼 향후 이같은 내부 이견에 더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좌(左)진상 우(右)김용이 모두 구속됐다"며 "구속영장 발부로서 진실은 밝혀졌다. 어떤 방탄에도 역사와 민주주의는 계속된다"(장동혁 원내대변인)라고 기세를 올렸다. 국민의힘은 정 실장을 넘어 "이재명 대표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 진실이 이 대표를 바로 앞에서 부르고 있다"고 이 대표까지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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