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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 여성의 선택은 여성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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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 여성의 선택은 여성의 선택

[인권의 바람] "이란 여성의 해방이 우리의 해방이다"

"Zan - Zandegi - Azadi (여성 – 삶 – 자유)!"

10월 27일,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 40일을 보내며 이란에서 울린 구호이다. 이란 곳곳에서 아미니를 추모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큰 집회들이 열렸다. 이란에서는 이슬람 문화에 따라 고인의 영혼이 사망 40일 째 되는 날 잠시 돌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흐사 아미니는 지난달 13일 머리카락이 보이게 히잡을 썼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잡혀갔다. 그리고 이틀 뒤, 그는 죽음으로 돌아왔다. 그에 대해 경찰은 폭력을 쓴 적이 없다고 했지만, 외신에 의하면 아미니의 머리에서 "심각한 외상"이 발견됐다고 한다.

▲ 이란 히잡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단체가 10월 5일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란 여성 아이샤(Aisa) 씨는 직접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프레시안(한예섭)

#마흐사_아미니

아미니가 구금되고 죽음에 이른 이유는 정해진 히잡 착용법을 지키지 않아서였다. 1979년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최고권력을 가지는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후 이란에서 히잡 착용이 법으로 강제되었다. 공공장소에서 만 7세 이상 여성은 법에 정해진 방법대로 히잡을 꼭 착용해야 했다. 이란 정부는 '도덕경찰'을 통해 이란 여성들에 대해 단속했다. 이란 여성들은 히잡 착용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상적으로 자의적인 구금과 고문을 받았다. 2019년 이란 인권변호사 나스린 소토데는 여성 인권을 옹호하고 히잡 강제 착용법에 반대하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불공정한 재판을 거쳐 징역 38년 및 148번의 채찍질 형을 선고받았다.

강제 히잡 착용에 대한 투쟁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도 이란 여성들의 자유를 향한 불꽃은 있었다. 그때에도 이란의 여성들은 히잡을 벗고 자유와 권리를 외쳤다. 이란 여성들은 계속 싸워왔던 것이다.

내 몸에 '필수'는 없다

아미니의 죽음에 분노한 이란 여성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들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히잡을 불태우며 춤을 췄다. 머리카락 자르기는 이란 여성 시위의 상징이 되어 전 세계인들이 연대하는 방법이 되기도 했다.

2018년 3년 6개월 동안 감춰져 있었던 히잡 강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응답자의 49.8%는 히잡 착용을 사생활 영역으로 간주하며 이란 정부가 이에 결정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대답했다.

히잡은 선택의 문제 즉 자기결정권의 문제이다. 히잡 착용은 선택이어야 하는데 국가가 이를 강제함으로써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자기결정권은 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권리로, 몸, 생활방식, 성적 표현과 행동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국가는 이를 침해할 수 없다. 이란 정부는 심지어 '도덕경찰'을 두어 여성들을 항상 감시하고 히잡 착용법에 어긋나면 체벌한다. 이는 여성 몸에 대한 통제이며 명백한 폭력이다.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이란 정부에 저항하며 이란 여성들이 거리로 나온 지 이제 6주다. 들불처럼 번져가는 시위에 이란 정부는 무력 진압 하였다. 이란시위 소식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했고 인터넷을 차단하며, 이 언론인 최소 40명을 체포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휴먼라이츠(IHR)에 따르면 시위에 나선 200여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 정부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이란 여성들의 저항은 더 격렬해지고 있다. 그리고 히잡 강제 착용 반대에서 반정부시위로 이어졌다. 석유산업과 공장, 학교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며 반정부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란 여성들의 투쟁은 비민주적이고 이란 시민들의 삶에 관심 없는 이란 정부에 대한 투쟁으로 확장되었다.

▲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란 '히잡 의문사' 연대 시위에서 한 참여자가 지난달 시위 참가 뒤 보안군에 맞아 숨진 이란 10대 여성 니카 샤카라미(16·사진 가운데)의 사진을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의 해방이 우리의 해방과 연결돼있다

"가짜는 의미 없어요. 진짜 머리카락을 잘라야죠."

한국에서 이란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란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때 이야기다. 기자회견에서 이란시위의 상징인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가발을 이용해 퍼포먼스를 하려고 했다. 그때 한국에 귀화한 이란 출신 박씨마 목사님이 저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진짜란 진정성이나 절박함이 아닐까. 그리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아이사 님이 진짜 머리카락을 잘랐다.

이란의 여성 인권과 민주주의는 어쩌면 한국에 있는 우리에게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먼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구촌 이웃으로서 한국에서도 함께 살고 친구로서 우리는 이미 가깝게 이란 여성들을 만나고 있다.

이란에서 히잡 착용 강제에 싸우고 있다면, 한국에서는 여성의 몸을 재생산의 도구로 보며 여가부를 폐지하려는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다. 히잡도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도 여성을 대상화하고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사안이다. 그들의 해방이 우리의 해방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전 세계에 이란시위 연대 집회들이 일어나고 있고 이렇게 여성해방의 움직임은 국경을 넘어 연결되고 있다.

한국에서 '이란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모임'이 이란 시위를 지지하는 온라인행동을 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이란 시민들을 가깝게 만나고 해시태그로 소통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란의 여성해방과 민주주의 쟁취를 응원하고 있다는 연대의 마음을 표현해보면 좋겠다.

#Stand_with_Iranian_people 
#이란시위를_지지합니다

ⓒ이란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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