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상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지금은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기준금리를 끌어올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사실상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 신호로 해석했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 총재는 '꼭 금리 인상을 해야만 물가 상승을 해결할 수 있느냐'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고통이 있더라도 물가가 5% 이상이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어 "물가가 얼마나 빨리 내려오느냐가 지금 중요한데, 내년 상반기에도 5%대 물가가 내려오지 않을 수 있어서 걱정"이라며 "5% 수준의 물가를 잡지 않으면 (기준금리 인상보다) 서민 고통이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5.2%, 3.7%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고물가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 총재 관측을 도입하면, 내년 물가상승률 예측치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 총재의 이 같은 전망은 미국의 초강경 고금리 정책과 맞물려 한은 역시 빅스텝 이상의 강경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7~30일 채권시장 참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89명이 한은이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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