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여파로 밀가루 가격이 폭등했다.
1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서울과 경기의 420개 유통업체가 판매하는 식품 등 생활필수품 3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 밀가루 가격이 작년 동기 대비 4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밀가루 가격은 1킬로그램 기준 지난해 1476원에서 올해 2107원이 됐다.
이어 높은 상승률을 보인 품목은 식용유였다. 가격 상승률은 32.8%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세계적인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 상승 여파가 한국에도 고스란히 전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미 올해 주요 식용유 원료인 카놀라, 대두 등의 생산지인 아메리카 지역의 관련 품목 생산량이 줄어든 데 더해, 세계적인 해바라기유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 여파에 휘말리면서 관련 가격 급등세가 올해 내내 이어졌다.
아울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나란히 세계적인 밀 재배국이기도 하다.
한편 밀가루와 식용유에 이어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설탕(20.9%), 콜라·어묵(각 14.6%)이었다. 이들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5.1%였다.
반면 달걀(-10.3%), 고추장(-0.3%)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생필품 35개 품목 전체의 평균 상승률은 9.5%였다.
이들 품목을 개별 제품으로 나눠 보면, 역시 밀가루 제품과 식용유 제품이 주로 크게 올랐다.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 중력분(다목적용)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43.3%로 전제 조사 제품 77개 중 가장 값이 크게 뛰었다.
이어 CJ제일제당의 백설 밀가루 중력분(다목적용)(42.2%), 오뚜기의 콩100% 식용유(40.9%) 가격 상승률도 40%를 넘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콩100%로 국내에서 만든 콩기름(31.2%), 사조해표의 식용유 콩기름(26.5%), CJ제일제당의 행복한콩 천일염·국산콩두부 부침용(각 24.3%), CJ제일제당의 백설 하얀설탕(20.9%), CJ라이온의 비트 리필(16.9%), CJ씨푸드의 삼호 부산어묵 사각(16.8%), 롯데칠성음료의 펩시콜라(16.4%)도 가격이 크게 오른 제품이었다.
한편 3분기 생필품 중 2분기 대비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은 식용유(11.0%), 설탕(10.3%), 밀가루(9.5%), 마요네즈(6.8%), 햄(5.9%) 등이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마요네즈의 경우 식용유 가격 상승 영향을, 햄은 국제 곡물 사료 가격 상승 영향을 각각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특히 가격이 크게 오른 "밀가루, 식용유, 설탕은 소비자에게 매우 기초가 되는 식재료"라며 "(소비자)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며 외식 물가까지도 영향을 끼치는 품목"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에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와 업계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소비자가 제품 가격 인상 부담을 (업계와) 나누어 지는 만큼, 업계에서도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 제품 가격 인하를 약속, 이행하는 상생의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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