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일 폭등해 140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가옴에 따라 다시금 초강경 대책이 나오리라는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원화 가치가 폭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3원 급등해 1390.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390원 선도 넘음에 따라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개장과 동시에 20원 가까이 폭등한 가운데, 오전 한 때는 1395원 선을 넘기도 했다. 장중 1400원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가 커졌으나, 가까스로 139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 폭락의 핵심 요인은 다음주로 다가온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3번 연속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리라는 신호가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예 일각에서는 연준이 1.0%포인트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연준의 초강경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급등했다. 지난 6월 9%를 넘을 정도로 급박했던 물가 오름세가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8%를 넘는 인플레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달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 떨어지리라던 시장 예상과 달리 전월 대비 0.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고물가 체제가 이어지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강경하게 끌어올려야 할 당위가 확보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전망을 반영하듯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다음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리라는 전망에 66%, 1.0%포인트 끌어올리리라는 전망에 34%의 비중을 뒀다. 사실상 초강경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리라는 전망만이 있을 뿐, 소폭 인상 가능성은 아예 시장에서도 거론조차 되지 않는 형국이다.
미국이 급격히 기준금리를 끌어올릴수록 한국 거시경제의 어려움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우선 한국은행 역시 연준에 발맞춰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할 압력이 커진다.
환율 폭등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환율 폭등(원화가치 하락)은 내수기업과 자영업자에 큰 부담을 주면서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짙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강경 기조가 한국 경제의 기반을 흔드는 형국이 지속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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