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로 한때 비상이 걸렸던 순천-완주 간 슬치터널 안팎에서는 운전자들과 경찰, 도로공사 직원들의 똘똘 뭉친 삼위일체 정신이 자칫 큰 사고로 돌변할 수 이었던 순간을 막았다.
11일 오후 4시 3분께 전북 임실군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순천방향) 95.7㎞ 슬치터널 내부를 운행하던 한 승용차에 화염이 휩싸이면서 시커먼 연기가 자욱하게 터널 안을 감싸기 시작했다.
불길에 휩싸인 승용차 운전자 A모(51) 씨와 A 씨의 부인은 차량을 두고 터널 밖으로 재빨리 대피했다.
검은 연기가 타오르고 있었을 무렵, 고속도로순찰대 9지구대 상황실에서는 이미 화상으로 차량 화재를 파악하고 매뉴얼에 따라 출동 지시 등이 바쁘게 내려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차량 화재를 감지한 것은 분초를 집중하면서 화상순찰을 하던 고순대 직원들이었다.
곧장 현장으로 출동한 고순대 9지구대 박준표 경감과 김동남 경위는 도로공사 진안지사 관계자와 평소 해온 훈련대로 손발을 맞춰가며 화재 진화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이들은 외부에서 터널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을 통제하기 위해 '터널 진입 차단막' 장치를 작동시켰다. 이 장치를 작동하자마자 귀경행렬로 몰려들던 수 많은 차량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도로 양 옆으로 차곡차곡 정차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상황이 급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 운전자들은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차 등의 통행을 위해 도로 한 가운데를 텅텅 비워두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운전자들의 선진시민의식이 빛을 발하고 있을 당시, 터널 내부에서는 고순대9지구대 경찰관들과 도로공사 직원이 경찰차 소화기를 비롯해 터널 내부에 있는 소화전을 이용, 불길을 초반에 잠재웠다.
시민들과 경찰, 도로공사의 합심이 14분 만에 불길을 완전히 끄는 힘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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