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 두창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

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시간) 원숭이 두창 감염 사태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로이터>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결정을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PHEIC는 WHO가 취할 수 있는 최고 단계의 공중 보건 경계 수준이다. 이 선언이 내려지면 WHO는 국제적인 보건조치를 결정하고 확산 억제와 치료를 위한 연구 및 자금 지원 등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유지되는 WHO의 PHEIC 대상은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이어 원숭이 두창까지 3종으로 늘어났다. 원숭이 두창은 WHO의 7번째 PHEIC다.

앞서 WHO는 지난 21일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를 열어 원숭이 두창의 PHEIC 선언 여부를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전문가 위원 15명 가운데 PHEIC 선언에 찬성한 이는 6명이었으며, 반대자가 9명으로 더 많았다.

긴급위에서 전문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자,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직접 PHEIC 선언을 결정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원숭이 두창의 위험이 세계적으로는 '보통' 단계이지만 유럽에서는 '높음' 수준으로 오른 데다, 앞으로 국제적으로 더 확산할 위험이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본래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던 원숭이 두창은 올해 5월 들어 영국을 시작으로 세계 전역으로 확산했다. 현재는 한국을 포함한 75개국에서 1만6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1만2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유럽에서 나왔다.

WHO는 현재까지 주로 동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에게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밀접접촉을 통해 누구나 원숭이 두창에 감염될 수 있다.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 회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