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에서 원숭이두창 확산세가 번지며 한국에서도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일(제네바 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홈페이지 공지에서,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의 기간 중 원숭이두창 비(非)풍토병 지역인 WHO 회원국 27개국에서 780건의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보고·식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 확진 건수를 보면 영국이 207건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156건), 포르투갈(138건), 캐나다(58건), 독일(5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캐나다와 미국(19명)을 제외하고는 두 자릿수 이상 감염은 모두 유럽 지역에서 일어났다.
중동·극동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감염은 아랍에미리트(8명), 모로코(1명) 등 2개국이었다. 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WHO는 "글로벌 레벨에서의 공중보건 위협은 보통(moderate)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WHO는 이같은 평가는 "광범위하고 이질적인 지역의 풍토병 및 비풍토병 국가에서 동시에 많은 감염사례와 감염군(cluster)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임을 고려"해 내려졌다고 밝혔다.
WHO는 현재 원숭이두창이 인간 건강과 공공보건에 미치는 위험은 낮지만(low), 만약 이 바이러스가 비풍토병 국가에서 인간감염원으로 널리 확산될 경우 공공보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건의료 종사자의 경우 적절한 감염방지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 위험할 수 있으며, 이번 감염 사태에서는 아직 보고된 바 없지만 과거 풍토병-비풍토병 지역에서 모두 보건의료 종사자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방역당국은 지난 2일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고시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국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격리병상에서 치료할 예정이며, 접촉자 격리도 필요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WHO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는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다. 다만 이는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인 지역에서의 치명률이다.
비풍토병 지역에서의 감염은 아직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풍토병 지역 치명률은 1% 안팎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치명률 1% 안팎'이라는 수치에 대해 '낮다', '높지 않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6일 현재 코로나19의 국내 치명률은 0.13%이다. 계절성 인플루엔자, 즉 독감의 치명률은 최대 0.1% 정도(통상 0.04~0.08%)다. 과거 공포의 대상이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는 25~30%, 사스(SARS)와 스페인독감은 10%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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