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우려대로 6%대로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대규모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됐다.
5일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해 108.22가 됐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일년 사이 6.0% 이상 오른 건 IMF 사태 이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소비자의 체감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가 7.4% 급등해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생활물가지수 역시 1998년 11월(10.4%) 이후 최고치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 구입 빈도가 잦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 144개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수다. 두부, 라면, 돼지고기, 쌀, 닭고기 등이 구성 품목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의 인상폭은 4.4%였고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 상승폭은 3.9%였다. 신선식품지수는 5.4% 올랐다.
품목별 인상률을 보면, 대외 여건의 영향력이 여실히 반영됐다. 석유류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9.6% 급등했고 가공식품 인상률은 7.9%였다. 전기‧가스‧수도 인상률이 9.6%에 달했고, 축산물 인상률은 10.3%였다.
이들 품목 모두 석유 가격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6월 상품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5% 급등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외식비가 8.0% 올랐고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2% 상승했다. 반면 집세 인상률은 1.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물가 상승폭 못잖게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문제다. 이달 소비자물가지수 인상폭(6.0%)은 5월의 5.4% 보다 컸다. 올해 들어 월별 소비자물가는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를 기록하는 등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면 전기 수요가 급등하고 계절음식 수요와 여행 수요 등이 커지는 7월 이후에는 7%대의 물가인상률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물가 급등세가 가팔라짐에 따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0bp(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는 건 불가피해졌다. 이처럼 초유의 길을 걷더라도 연방 기준금리를 연달아 0.75%포인트 올리는 방안까지 강구하는 미국의 태도가 워낙 강경해 그마저도 선제적 대응으로는 모자랄 가능성이 크다.
물가 충격에 더해 기준금리 인상 충격이 경기 경착륙 우려를 키울 것으로 우려되지만, 이대로 물가 인상세를 용인할 경우 앞으로 스태그 플레이션 늪이 기다리고 있어 피할 방법이 없다. 이 같은 온갖 우려와 의혹의 해답이 오는 1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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