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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도 모피아…또 산은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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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도 모피아…또 산은 민영화?"

금융 노동자 비판 이어져…"빅테크·재벌 위한 인사" 지적

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64)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금융기업 노동권에서는 김 협회장의 취임 반대 입장이 나왔다. 김 협회장의 과거 전력상 은행 민영화 등 금융권 위기가 재발하리라는 이유다.

1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성명을 내 "김 협회장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위원회에서 한국산업은행 민영화 계획을 추진한 핵심 당사자"라며 "김 내정자가 임명된다면 윤석열 정부가 강행하는 한국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이 강행되고 한국산업은행의 민영화도 재추진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협회장이 산은 민영화를 추진한 시기인 2008년도 미묘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때이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바로 얼마 뒤에 벌어질 리먼브라더스 파산이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내다보지 못한" 정책을 김 협회장이 펼쳤다며 그로 인해 "국내 산업계와 자본시장의 안전판이 되어야 할 산은이 제 역할을 못했고, 그로 인해 동양그룹 해체 등의 피해가 양산됐다"고 비판했다.


"김주현 론스타 사태 관련 인물…모피아는 부적격"

론스타 사태에도 김 협회장이 연관됐다고 금융노조는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2011년 3월 론스타가 국내법상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법적인 논란이 일었을 때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책임자 중 한 명이 바로 당시 김주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2014년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아직도 론스타의 투자자-국가간 중재(ISDS)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협회장을 금융당국 수장에 임명하는 것이 타당한 인사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기획재정부(옛 재무부) 관료 출신 인사다. 이른바 '순혈 모피아'다.

김 협회장은 이후 금융위원회로 이동해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등 요직을 지냈고, 2012년부터 3년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2016년부터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어 2019년부터 지금까지 제12대 여신금융협회장을 맡고 있다.

김 협회장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행시 동기다. 따라서 금융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추 부총리와 보조를 맞춰 국내 금융정책의 최고 수장으로서 윤석열 정부 정책 철학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 같은 이력에 관해 금융노조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모두 기획재정부 출신"이라며 "'모피아 전성시대'가 찾아왔다"고 비꼬았다.

김 협회장이 예보 사장을 지내다 우리금융으로 이직한 이력을 두고는 "관료들의 전관예우 차원을 넘어선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금융노조는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우리금융이 4전 5기 끝에 민영화에 성공한 가운데, 우리금융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특수관계인인 전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이동"한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하고 "국가 필수산업인 금융업에서 신뢰와 윤리가 필수 덕목"이지만 김 협회장에게는 "기회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고 일갈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민간 기업인 우리금융에서 정부 금융정책 수장 자리로 이동할 경우에도 역시 이해관계 충돌 논란이 발생한다고 금융노조는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아울러 "공직생활 이후 김 협회장이 보인 행보"를 고려하면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합리적 규율 정비,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등 신임 금융위원장에게 주어진 책임"을 김 협회장이 잘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尹 정부 금융감독체계 개편 의지 의문…독립성 보장해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하 사무금융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 김 협회장 인선으로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금융산업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우려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윤석열 정부 금융분야 국정과제를 보면 핀테크 등 기술 혁신에만 머물렀"고 "불평등과 양극화에 신음하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금융이 생략돼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사무금융노조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의 금융분야 주요 과제가 △금융행정의 자의·재량 여지 금융권 자율성과 책임원칙 구현 △디지털 환경 하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및 금융산업 역동성 제고 △금융회사의 디지털·플랫폼 역량 확충을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다. 

이 같은 과제는 결국 금융 관련 규제 완화와 은산분리 원칙 무력화 의미라고 사무금융노조는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같은 과제를 수행할 인물로 김 협회장이 지명됐다는 점을 사무금융노조는 우려했다. 

사무금융노조는 "금융감독체계를 개선하려면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과 민주성 원칙이 확보돼야" 하지만 "한국 금융감독체계는 금융정책 기구인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까지 동시 관장하고 있"고 "금융위원장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김 협회장 임명과 관련해 사무금융노조는 "김 후보자가 현재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임자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사무금융노조는 나아가 금융위에 노동자와 시민사회 등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가 없다며 금융위의 비민주성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무금융노조는 "금융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에 9명의 금융위원 중 경제계 대표 1명의 참여를 명시하고 있으나, 노동계 대표나 시민사회 참여는 아예 배제됐다"며 "결국 윤석열 정부 금융분야 국정과제는 극소수 빅테크와 재벌을 위한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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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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