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신흥재벌(올리가르히) 중 한 명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친 전쟁"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에서 온라인은행 등으로 가장 성공한 사업가 중 하나인 올레그 틴코프가 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나는 이 미친 전쟁의 단 하나의 이점도 모르겠다. 무고한 사람들과 병사들이 죽고 있다"고 썼다고 보도했다. 틴코프는 "물론 (러시아 내에서 전쟁 찬성 상징으로 쓰이는) Z를 그리는 바보도 있지만 어느 나라나 10%는 얼간이다. 러시아인의 90%는 이 전쟁에 반대한다"고 했다.
틴코프는 이어 "크렘린궁 관료들은 그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이번 여름에 지중해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기업가들은 남은 재산이라도 보전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며 "숙취와 함께 깨어난 (러시아) 장군들은 그들이 형편없는 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나라의 모든 다른 것들이 형편없고 족벌주의와 아첨과 노예근성의 수렁에 빠져 있다면 어떻게 군대가 훌륭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틴코프는 러시아어로 적은 그의 게시글 말미에서 영어를 사용해 "서방 집단들께. 이 학살을 멈추고 체면은 지킬 명확한 출구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주십시오. 더 이성적이고 인도주의적이 되시길"이라고 당부했다.
틴코프는 틴코프은행, 틴코프 보험 등 다수의 금융사가 속해 있는 TCS 그룹 홀딩스의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TCS 주가는 러시아 침공 뒤 90% 이상 하락했다. <포브스>는 지난달 주가 폭락으로 틴코프가 더 이상 억만장자가 아니게 됐다고 보도했다. 전쟁 전 44억달러 가량으로 추산되던 그의 재산은 이제 8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된다. <로이터>는 틴코프가 현재 러시아 내에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러시아 재벌이 우크라이나전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러시아의 알루미늄 대기업 루살 창업자인 올레그 데리파스카는 우크라이나에서의 갈등이 "광기"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고 러시아에서 가장 큰 민영 은행인 알파뱅크의 창립자이자 억만장자 은행가인 미하일 프리드먼도 전쟁은 양쪽 모두에게 비극이라며 전쟁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 둘은 모두 서방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영국 <BBC> 방송은 푸틴 집권 초기 280억달러에 달했던 데리파스카의 재산 가치가 이제 3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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