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가 몇 주 안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방송 <BBC>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각)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구체적 일정을 제시할 순 없지만" 나토 가입에 관한 결정을 이룰 이유가 없다며 "몇 주 안에" 나토에 합류 신청을 낼 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린은 나토 회원국 지위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나토 5조 집단방위조약에 따라 핀란드에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km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마린은 또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에 대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지만, 양국이 나란히 가입하는 것을 선호한다고도 했다.
같은 날 나온 핀란드의 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페키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시장한 전쟁이 전유럽의 안보와 안정성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리의 안보 환경에 장기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신뢰가 곤두박질쳤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안데르손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나토 가입에 대한 각자의 선택에 대해 앞으로 몇 주 간 "스웨덴과 핀란드가 계속 긴밀한 대화와 솔직한 토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모두 나토 가입 시기에 대해 정확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핀란드는 5월 초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이고 스웨덴은 이르면 오는 6월 스페인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 때 가입 신청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달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모두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을 고수해 왔다. 특히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의 경우 비동맹주의는 러시아와의 분쟁을 피하기 위한 성격도 컸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양국 모두에서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높아지며 비동맹주의를 지지했던 집권당의 기조가 바뀌고 있다. <로이터>는 스웨덴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과반수(51%)가 넘는 나토 가입 찬성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나토 가입을 거부해 왔던 스웨덴 집권 사회민주당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대 스웨덴의 안보 입장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경우 핀란드 여론조사에서도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난 2월 28%에서 최근 62%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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