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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눈물 "윤석열 당선인 나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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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눈물 "윤석열 당선인 나서 달라"

피해자 단체 "조정안에 정부 책임성 명확하지 않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피해자 단체에 최종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단체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조정위는 지난 2월 조정안 초안을 시작으로 28일 최종 조정안을 피해자 단체에 공개했다.

<프레시안>이 31일 입수한 조정위의 '피해자 단체가 제출한 의견에 대한 검토결과'에 따르면 조정위가 피해자·유가족 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인 사항은 고액 치료비, 미래 간병비, 조정안 동의 시 우선 지원금 지급에 대한 고려다.

이에 따라 고액 치료비 지급에 대해서는 피해자 중 폐 이식 수술 대기자, 연간 치료비 1000만 원 초과 등에 한해서 3000만 원의 추가 지원금이 지급된다. 연간 300일이 넘는 간병이 필요한 경우에는 간병등급에 따라 8년 치의 간병비 일시금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최종 조정안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이는 기존 연간 180일 이상 간병이 필요한 피해자에게 5년 치의 간병비 일시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지원을 확대한 것이다.

또한 아직 환경부의 피해 판정을 받지 못한 이들의 경우에는 조정안에 동의할 시 단순 노출자의 경우 300만 원, 피해인정자의 경우 2000만 원을 우선적으로 지급하는 내용도 최종안에 포함됐다. 판정대기자는 2월 환경부 자료 기준 5295명으로 피해 신청자 7696명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21일 가습기살균제 합의를 위한 피해자 단체(이하 가피단)은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조정안에 정부의 책임성이 명확하지 않다"라며 인수위가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프레시안(이상현)

"노출 혹은 발병 시점 기준으로 지원급 지급해야"

조정위가 제시한 최종안에는 피해자 단체가 요구한 노출 시점을 기준으로 한 지원금 지급에 대한 고려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해자 단체는 "가습기 살균제는 28년전부터 제조,판매되었고, 원인도 모르는 질병을 얻어 투병하다 원인을 알게 된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노출 혹은 발병 시점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특히 "노출 당시에는 미성년자였지만 현재 대부분은 성인이 된 상황"이며 미성년 피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정위는 "피해자 지원금의 기본구조는 '조정신청절차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이하 구제법)에 따라 지급받는 것"이라며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미래 요양급여를 기대 여명까지 보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정안의 2~4억 수준의 사망자 유족 지원금 상향 요구도 조정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지원금은 사망 당시 연령을 기준으로 60세 이상은 2억, 1세~19세는 4억을 지급받지만 기존 구제법상 지급받은 특별유족조위금 1억은 공제된다. 유가족 단체는 "피해 생존자보다 조정 금액이 낮은 경우도 있다"라며 "짧은 시간 안에 상황이 악화하여 구제법 내 악화단계를 기록하지 못한 사망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비판한 바 있다.

조정위는 이에 대해 "구제법상 특별유족조위금도 기업 분담금에서 지급한 것"이며 "사망자 유족 지원금의 상향 조정에 대해 기업들의 동의를 받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은 특별유족조위금을 받은 사망자는 추가적 청구권이 없음에도 사망자 유족 지원금이 과다하게 책정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종 조정안에 따르면 가장 높은 피해등급인 '초고도등급' 기준 조정 금액은 최저 8392만2400원~ 최고 5억3522만4000원이다. 피해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외'의 조정금액은 2500만 원~8650만 원이다. 미래 간병비, 고액치료비, 가족 내 복수피해자 추가 지원금은 별도로 지급된다. 가습기 살균제 노출이 확인되었으나 건강피해가 인정되지 않은 피해자의 조정금액은 300만 원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범단체 victims는 31일 서울시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24시간 생명유지장치를 사용해야 하는 중증피해자이지만 차라리 사망 피해자가 되어 합의금을 다시 산정받는 편이 더 낫기 때문에 단식농성을 한다"라고 밝혔다. ⓒ프레시안(이상현)

"기업의 요구만 받아들였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지 11년 만에 나온 최종 조정안이지만 피해자 단체들은 "기업의 요구만 받아들였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단체들은 31일 조정위의 최종 조정안을 비판하며 옥시RB입주빌딩, SK서린빌딩,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가습기살균제 합의를 위한 피해자 단체(이하 가피단)은 "조정안에 정부의 책임성이 명확하지 않다"라며 인수위가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송기진 가피단 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제품, 환경부는 원료물질에 대한 안전관리를 부실하게 처리했다"라며 "정부 또한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만하고 합당한 피해자 지원을 위해서는 당선인과 총수 그리고 피해자 단체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문제해결을 이루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종 조정안에 대해서도 "지원금 연령대상을 최초 의학적 진단일"로 해야 하고 "폐기능 위주로 피해등급을 산정하는 것이 아닌 건강상태를 기준으로 조속한 피해등급 판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가피단은 기자회견 이후 요구안을 인수위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범단체 victims(이하 빅팀스) 또한 서울시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과거 치료비와 일신 수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미래 예상 치료비 항목은 사실상 보장이 안 된다"라고 최종 조정안을 비판했다. 빅팀스 조순미 위원장을 비롯한 피해자들은 SK서린빌딩 앞에서 6일째 단식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빅팀스는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24시간 생명유지장치를 사용해야 하는 중증피해자이지만 차라리 사망 피해자가 되어 합의금을 다시 산정받는 편이 더 낫기 때문에 단식농성을 한다"라며 "실제피해손실액을 산정하여 조정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재조정 될 때까지 단식농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전북에서 올라온 A씨(55) 또한 "숨쉬기도 힘들어 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지만 '단순 노출자'로 판정이 나왔다"라며 "어렸을 때 노출되어 후두암이 걸렸었고 여전히 고생 중인 딸을 생각하면 평생 미안한 마음만 든다"라고 말했다. 최종 조정안에 따르면 A씨에게는 300만원의 조정 금액이 지급된다.

최종 조정안은 31일까지 기업들의 동의를 받고 조정위에 참여한 피해자 단체 대표 중 과반이 조정안 공개를 동의하면 발표될 예정이다. 피해자 단체 대표들은 단체 구성원의 의사를 종합해 4월3일까지 최종 조정안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정안이 발표되면 피해구제 신청자 개별로 조정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후 '조정신청 절차 개시 시점' 기준 3개월 이내에 50%에 해당하는 피해자가 동의하면 조정안의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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