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정상석 실종 미스터리 피의자…"움직이길래 그랬다"

수락산 정상석 실종 사건의 범행 동기가 드러났다.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은 20대 남성 피의자가 “정상석을 밀었더니 움직이길래 굴려 떨어뜨렸다”라고 진술한 것이다.

▲수락산 주봉에 있던 정상석.ⓒ연합뉴스

31일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특수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A씨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수락산 주봉과 도정봉 등의 정상석을 가져다 인근 야산에 버리고, 기차 바위에 설치한 안전 로프를 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달 중순 수락산 주봉·도정봉·도솔봉 등에 세워진 정상석이 연이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수락산 정상 쪽 기차 바위에 있던 안전 로프 6개도 훼손됐다.

이에 의정부·남양주북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수락산 일대를 탐문하며 범인을 찾았으나 산 정상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쇠 지렛대 같은 장비를 들고 다니는 수상한 등산객이 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처음엔 이런 내용을 부인하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자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A씨는 아르바이트로 받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등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정상석을 우연히 밀었는데 움직였다. 그래서 굴려 떨어뜨렸다”라며 “손으로 밀리지 않는 정상석은 쇠 지렛대 등으로 훼손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A씨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범행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는 중이다.

한편 이달 하순엔 수락산에서 멀지 않은 불암산에서도 정상석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