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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괜찮다"지만 의료계 "코로나 견디기 위험 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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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괜찮다"지만 의료계 "코로나 견디기 위험 처해"

정부는 韓 치명률 낮아 '성공' 자평하지만 확진자 세계 최대 규모

인구 대비로 한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세계 최대 규모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적극 반박했다. 코로나19 유행의 핵심 지표는 사망자 수와 관련한 치명률인데, 이를 고려하면 한국의 방역 지표는 여전히 세계 수위 수준이라고 정부는 해명했다.

정부 주장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들어서면서 우리 의료 대응 여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경고음은 꾸준히 나온다. 정부의 낙관론은 이미 의료계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습이다. 

16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대면 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 정점의 (일일) 확진자 수는 그 국가가 가진 진단역량 자체 측면과 기존까지 나타난 총 유행 규모, 누적 확진자 규모 편차, 예방접종률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사안"인데 "(일일) 확진자 규모보다는 중증 및 사망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이어 "(일일) 확진자 규모(가 중요한 이유)도 결국 중증과 사망의 선행 요건이라는 측면에서 중요도를 가진다"고 부연했다.

일일 확진자 수가 각국의 코로나19 방역 대응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지표이긴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지표는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 치명률이며 확진자 수는 해당 중요 지표의 선행 지표로서 의미를 지니는 수준이라는 해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최근 일일 확진자 수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지난 13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124명으로 독일의 2340명, 프랑스의 960명을 크게 웃돈다.

오미크론 유행 정점의 시기가 달라 나오는 현상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오미크론 유행 정점이 지나 확연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한국은 이제 정점 구간에 접어들었다.

다만 이를 고려해도 최근 한국의 확진자 규모는 매우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인구 수준을 고려하면 오미크론 정점기 한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미국에 비해서도 두 배가량 많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핵심 지표인 치명률까지 고려해 평가해야만 한국의 감염 수준을 보다 정확히 확인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손 반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자가 미국은 285명, 프랑스는 208명, 영국은 237명(3월 7일 기준)"이지만 "한국은 17명으로 이들 국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누적 치명률에서도 한국은 이날(16일) 현재 0.14%로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다.

실제 아워월드인데이터의 13일 기준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비교해 보면 한국은 207명으로 2909명에 달하는 미국, 2388명에 달하는 영국은 물론 프랑스(2079명), 독일(1497명), 일본(208명)에 비해 현저히 적다.

다만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증가는 결국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다른 나라에 비해 피해 규모가 적다고 넘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최근 오미크론 피해 수준이 우려보다 낮다며 낙관적인 메시지를 유지하는 정부 기조는 의료계로부터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독감의 치명률과 (코로나19 오미크론 치명률을) 비교하는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은 이제 닥쳐"야 한다며 "독감도 하루 40만 명이 발생하면 의료 붕괴"라고 비판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하루 50만 명 가까운 확진자라면 전 국민의 1%가 (매일) 확진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진단검사 체계가 전체 감염자 중 좋게 봐서 절반 정도를 찾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일) 100만 명 정도의 감염이 진행된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정말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문제는 우리나라의 감소 폭은 다른 나라처럼 빨리 올라갔다가 빨리 내려가는 형태가 아니"라며 "(우리와 같이) 독일처럼 방역이 잘 이뤄진 나라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그래프가) 굉장히 길게 끌리는 현상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즉, 한국이 과거 성공적 방역 관리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 그래프 높이를 낮추는데는 성공했으나, 그만큼 그래프 구간이 길어지면서 정점 구간도 길어지고, 그 결과 후행 지표인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 증가 기간도 길어져 의료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의료 체계가 얼마나 이를 대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정 교수는 "이제 몇 명이 확진됐느냐에 더는 매몰될 필요가 없다"며 "우리 의료 체계와 사회가 버틸 수 있느냐가 핵심인데, 문제는 그게 지금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어선 16일 코로나19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서울 시내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수는 40만741명으로 누적 762만9천275명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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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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