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대선 민심에 대한 겸허한 자세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인수위 기획위원장'은 역대 인수위를 통틀어 처음으로 만들어진 자리다. 원 위원장은 "매일매일 투표를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지금도 승자인가?라며 "이미 역전돼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원 위원장은 14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표차가) 0.73%포인트다. 사실 이긴 것 같지가 않다. 저희는 더 이길 줄 알았다"며 "정권교체 열망이 그렇게 컸는데 그래도 저희들을 못미더워 하는 국민들의 걱정이 이렇게 많았구나, 그래서 승리를 기뻐하고 붕 뜨기보다는 경제적 정치적 양극화 현실을 어떻게 해야 되나 참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0.73%포인트 가지고 (승리에) 도취된다고 하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인수위·국민의힘 내부를 다잡으며 "이미 역전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투표를 매일매일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지금도 승자인가? 그러니까 투표가 5년마다 한 번씩 있는 게 가슴 쓸어내리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서 기업 같은 경우는 실적이나 주가로 매일매일 투표를 하지 않느냐"며 "매일매일 투표가 이루어진다는 마음으로 해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석 달도 안 돼서 지방선거 해야 된다"고도 했다.
한편 원 기획위원장은 이날 일부 언론이 보도한 '김부겸 총리 유임설'에 대해 "그 얘기를 듣고 저는 개인적으로 가슴이 뛰더라. 너무 좋은 방안"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그는 "다들 걱정하는 게 지금 '민주당이 총리 인준 안 해 줄 거다'(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김은혜 대통령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김 총리는 덕망 있고 존경하는 분이지만 총리 유임과 관련해서는 검토된 바가 없다"며 "새 총리는 저희가 새 정부 출범시기에 맞춰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인선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말하던 중 "그 동안의 여가부가 남녀갈등, 갈라치기, 그리고 전투적 페미니즘, 이렇게 자기 존재 이유를 가져왔었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의 역사적 역할은 이제는 끝났다"며 "갈라치기와 갈등 조장이 아닌 방법으로 여자 인간으로서 여성들을 더 잘 존중하고 휴머니즘으로써 인권을 더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저희들이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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