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공식 선거운동에 나섰지만, 선대위 지도부의 갈등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윤 후보 측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각을 세우는 발언이 잇달아 나오고, 이준석 대표가 이에 반발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다.
이 대표는 30일 오전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라고 대표실을 통해 밝혔다. 첫 일정이었던 한 언론사 주최 포첨 행사는 불과 1시간 전에 취소됐다. 이 대표는 전날 저녁 8시께 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아무 설명도 남기지 않아 해석이 무성하게 나왔다.
시간상 이 직전에 일어난 일은, 윤 후보가 전날 오후 5시경 대전에서 청년들과의 대화 행사를 하던 도중 '자칭 킹메이커라는 인물에 휘둘리지 말라'는 취지의 지적을 듣고 "킹메이커는 국민이 킹메이커, 그리고 2030 여러분이 킹메이커다"라고 말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김종인이 아닌 2030이 킹메이커'라는 취지로 김 전 위원장과 더 거리를 벌리는 발언을 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오후 3시30분경에는 '윤 후보가 김종인 자리인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아예 없애고 그 자리를 청년·약자 몫으로 채우기로 했다'는 취지의 '캠프 핵심 관계자'발 보도를 공유하며 "익명 인터뷰 하고 다니는 그 분, 이제 대놓고 공작질을 하고 다니는군요"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킹메이커는 2030" 발언이나 '김종인 자리 없앤다'는 핵심 관계자 전언과 의미가 통하는 발언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입에서 나오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30일 오전 KBS 라디오 방송국에 직접 나와 한 인터뷰에서 "저도 대선에 깊이 관여를 해봤지만, 대선이라는 것 자체가 원톱이니 투톱이니 하는 말이 사실 잘 어울리지 않는 선거"라며 "선대위 안과 밖이 없을 정도로 모든 단위조직이나 밖에 계신 분들이 다 열심히 뛰어줘야 한다. 굉장히 자발성을 기초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누가 톱이다, 톱이 아니다 이렇게 따질 것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자신이 '원톱'으로 불리는 데 대한 겸양성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애초애 대선 선대위에는 '원톱'의 존재가 필요없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컨벤션 효과가 사라지며 여론조사가 박빙세로 변했다'는 질문에는 "전체적인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격차가 그렇게 크게 벌어지지 않는 것 같다"며 "20일 정도 선대위 구성을 놓고 밀고 당기고 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실망도 좀 하고 그랬을 것이지만, (앞으로) '윤석열다움'이 살아날 것이고 또 살아나게 관리를 해주는 것이 선대위의 역할이라 본다. 그러다 보면 다시 윤 후보가 크게 이기는 쪽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주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임명을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보류한다'고 했지 않느냐"며 "보류된 상태로,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상태로 그냥 남아 있는 것"이라며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의 완전한 결별설에는 선을 그었다.
권영세 캠프 특보단장도 BBS 라디오에 나와 "앞으로도 김 전 위원장께서 합류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이슈를 주도하는 능력이 높게 평가되고, 이런 부분이 선대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합류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