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달 3억 폭등했다 한달만에 3억 폭락한 아파트의 정체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달 3억 폭등했다 한달만에 3억 폭락한 아파트의 정체는

[기고] 허위 실거래가 신고는 중대범죄인데 왜 방치하나?

회원 대다수가 무주택자인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의 인터넷 카페에 최근 집값 급락을 알리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언론 기사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등재된 실거래가를 직접 올리기도 한다.

서울과 경기도 외곽지역의 아파트단지들에서 10월에 급락한 가격으로 실거래가가 등재된 사례가 다수 나왔다. 집값 급락 소식에 회원들이 환호성을 지를 만도 한데, 의외의 반응을 보이는 회원이 많다.

“매매가 아니라 증여일 것이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 다주택자들 중에 폭등한 가격에 집을 팔지 않고 자녀에게 낮은 가격으로 증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런 반응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증여한 주택은 실거래가로 등재되지 않는다.

두 번째로 많은 반응은 2억원 이상 하락했지만, 아직도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4년 동안 적어도 두 배, 많게는 세 배까지 수직 상승했으므로 1~2억원이 하락해도 여전히 비싸다는 반응이 나올 만도 하다.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실거래가 급락

가장 흥미를 끄는 반응은 최고가로 등재된 가격이 실제 거래된 가격이 아닐 수 있다는 반응이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실거래가 등재는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므로 수요자들은 이를 공식적인 매매가격으로 인식한다. 그런데 그 공식 가격이 가짜일 수 있다니?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가격을 믿고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은 수억원의 손해를 볼 것이다. 매수자가 입은 손해만큼 매도자는 이익을 챙겼을 것이므로 이런 허위 실거래가 신고는 범죄행위라 할 것이다. 더욱이 이런 허위 실거래가를 확인도 하지 않고 등재한 정부도 범죄행위를 방조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카페에 올라온 실거래가 사례 중에서도 허위 실거래가 신고가 의심될 만한 사례를 발견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인덕원대우 32평형이 지난 7월 30일과 8월 3일 각각 11억 3500만원과 12억 4천만원의 실거래가가 등재되었다. 한 달여 전인 6월 22일 거래된 9억2천만원에서 3억원 이상 폭등한 가격이다. 아무리 투기가 뜨겁다지만 한 달 만에 35% 폭등한 것은 지극히 비정상이다.

더욱이 10월 13일과 23일에는 각각 9억2천만원의 실거래가가 신고되었다. 한 달 만에 3억원 이상 폭등했다가 다시 한 달 후에 3억원 폭락했다는 것은 허위 실거래가 신고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8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서북권의 경우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 전세수급 지수도 동반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2개 권역은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1일 조사 기준)는 지난주보다 0.2포인트 낮은 100.7을 기록하며 8주 연속 하락했다. 이는 올해 4월 12일 100.3을 기록한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사진은 이날 오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허위 실거래가 믿고 매수한 실수요자의 피해

만약 누군가가 11억 3500만원과 12억 4천만원의 허위 실거래가를 신고했다면 그 목적은 하나밖에 없다. 이 가격을 실거래가로 믿은 실수요자들이 높은 가격에 자신이 내놓은 아파트를 사줄 것을 노리는 것이다. 마치 함정을 파놓고 먹잇감이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사기꾼처럼 실수요자로부터 수억원을 갈취하려는 것이니 범죄도 이 정도면 중범죄에 해당된다.

며칠 전에는 부산 해운대의 경남마리나아파트 30평대에 17억원의 실거래가가 등재되었다가 취소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강남의 청담자이아파트는 40억원의 실거래가를 신고했다가 50일 후에 취소했는데, 이들이 집값을 올리기 위한 허위 거래일 수 있다는 기사도 보도되었다. 만약 허위거래였다면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가짜 거래가 50일 넘게 버젓이 실거래가로 공개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난달 14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국토부의 부동산실거래 시스템에서 거래취소건수는 18만9397건에 달했다.

이 중에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아파트를 더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허위 실거래가를 신고했다가 목적이 달성된 후 취소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현행 실거래가신고제도는 실거래가를 신고한 이후 1년이 넘도록 잔금을 결제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다. 현재 실거래가로 등재되어 있는 가격 중 허위로 신고된 가격도 상당수에 달할 것이다.

허위 실거래가 신고 왜 방치하나?

이런 허위 실거래가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다.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은 국토부와 민주당 국회의원실에 이 문제를 바로잡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민주당은 이런 요구를 묵살로 일관했다.

마침내 8월 27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의원 등이 허위 실거래가 신고를 방지할 법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래의 신고는 현재처럼 30일 이내에 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직후에 실거래가가 공개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매매계약 체결 이후 6개월 이내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는 경우 등을 조사 및 검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세조작 행위를 방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개정안은 2개월이 넘도록 국토위 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현재의 국토부 실거래가신고시스템은 악의적인 허위 거래를 통해 주택가격을 조작하는 것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국토부와 여당이 이러한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하루라도 빨리 강병원의원 등이 발의한 법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