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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홍준표, 비판받으면 귀엽게 저항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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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홍준표, 비판받으면 귀엽게 저항을 하더라"

정치·검찰개혁 입장 밝혀…"檢 직접수사, 1년에 10건이면 충분"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거구제 개편, 사표(死標) 방지 대책 등 정치개혁 분야에 대한 언급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과의 이른바 '어깨 툭' 사건에 대한 뒷얘기도 털어놨다.

윤 전 총장은 29일 '선후포럼' 주최 온라인 대담에서 "제가 정치를 하기 전에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를 바라볼 때 중·대선거구제라든지, 다양한 국민의 입장이 의회에서 제대로 대변이 안 되는 게 아니냐 (하는 문제), 또 선거 때 사표가 많이 나오고 이런 양당제가 갖고 있는 문제를 잘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후포럼은 진보진영 인사들이지만 문재인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권경애 변호사, 금태섭 전 민주당 국회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나다순) 등이 결성한 모임이다.

윤 전 총장은 진중권 전 교수가 "대선 결선투표제 같은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은 데 대해 이같이 답하고 "그 점은 저도 진 교수하고…(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그밖의 정치·정당 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이념, 진영보다는 정치가 실용주의로 가야 하고 국민 생활에서 빚어진 문제를 현장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거나 "정당 내부 민주화" 등 다소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입문 이래 정치개혁 분야에 언급한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 7월 신문 인터뷰에서 '민정수석실 폐지' 공약을 발표했고, 이달 6일 시민단체 '정권교체 국민행동'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나라에 소선거구제가 맞느냐? 다양한 생각이 대표되지 않고, 사표를 막기 위해 한쪽에 줄을 서야 하기 때문에 선거법을 바꿔서 다양한 생각과 주장을 대표할 사람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던 정도다.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관련 공약이 마련됐느냐는 권 변호사의 질문에는 "아직"이라면서도 "그건 제가 혼자서 이렇게 써서 만들어도 된다"고 전공 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제가 원래 검찰개혁에 동의했던 사람"이라며 "방향은 '국민의 검찰', '공정한 검찰' 두가지"라고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특히 검찰 수사권 문제에 대해 그는 "검찰이 국민 민생과 관련된 너무 많은 사건을 다 직접수사하는 것은 좀 맞지 않다"며 "그러나 또 검찰이 직접 다뤄야 할 경제 사건 등은 1년에 몇 건이라도 직접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역시 검사 출신인 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 특수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커져서,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이 됐을 때 의원실에서 만나 제가 '검찰 특수부가 너무 커져서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더니 (윤 전 총장이) 저도 계속 특수부에 있었지만 비대화는 반대'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며 "정권이 들어서면 검찰에 자기 편을 만들어 상대 편을 수사하는 것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동의를 표하며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을 할 때도, 직접수사는 1년에 한 5건 하면 되지 않나, 전국적으로는 한 10건 하면 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 집단적·다중적 피해를 입힌 큰 사건이나 소추권자인 검찰이 처음부터 직접 하는게 맞는 사건에 한해 (수사를) 하는 게 맞다"며 "양을 좀 줄여서 하는게 맞다"고 부연했다.

진 전 교수와 권 변호사 등이 '무고죄 형량 상향' 공약에 대해 특히 성범죄 피해자들의 신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무고죄는 원래 무고한 범죄의 양형과 비례하게 돼있고, (최근)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올리겠다고 하니까 이 부분도 따라가는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다만 "저도 그 공약을 마지막 검토할 때 '원칙은 그렇지만 공약도 선거운동의 일환인데, 국민·여성들에게 주는 시그널이 그런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지 않겠나' 해서 내부에서도 논란이 았었다. 저 부분은 피해자들이 신고하는 데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완을 좀 확실히 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들이 '여성부를 양성평등부로 바꾸겠다는 것도 후퇴 아니냐. n개의 성이 있다. 성평등부라는 명칭을 고려해 보라'고 조언한 데 대해서도 "알겠다. 좋은 말씀이다"라고 동의를 표했다.

"홍준표, 저한테 말도 놓고 친근하게 하다가 막상 토론 들어가면…"

윤 전 총장은 경선 과정에 대한 자평을 요청받은 데 대해서는 "국민들 보시기에는 제가 부족한게 많고 잘했다고 생각을 안 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저 스스로 생각할 때는 신인으로서 돌이켜 보면 참 그래도 잘했다,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연이은 실언 논란에 대해서는 "국가의 대통령 또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언행에 무한 책임을 져야 되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과 비공개 상태에서 얘기하는 것과 공적인 입장을 밝히는 발언들이 (달라야 한다는 것을) 정치 신인이다 보니 배우고 적응하는 데 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제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보다, 받아들이는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먼저 생각하고 그런 데에서 더욱 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지난 15일 TV토론이 끝나고 홍 의원과 악수하며 어깨를 두드려 연장자에 대한 태도 논란이 인 데 대해서는 "홍 후보는 개인적으로 따로 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 한 열몇 번 만나며 친해졌다. 제가 두세 번 '선배님' 하고 잘 모시니까 저한테 말씀도 놓고 '야, 윤 총장!' 이러기도 하고 친근하게 하는데, 막상 토론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신상 공격도 하고 끝나면 또 반갑게 헤어지고 한다"며 "그날따라 저한테 신상 공격을 세게 하시더라. 그랬는데 끝나자마자 (홍 의원이) 방긋 웃으며 걸어와서 '마, 오늘 고생 많이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아, 선배!' 하고서 툭 쳤다. 병 주고 약 주냐고"라고 했다.

그는 "홍 후보를 보면 굉장히 위트있고 재미있다"며 "토론할 때 보면 본인이 누구를 몰아붙일 때는 막 하다가, 다른 분이 (자기를 비판)하면 아주 거기에 대해서 재미있게, 귀엽게 저항을 하신다. 토론할 때 홍 후보를 보면 귀여운 데가 있다"며 "내용보다 오히려 그런 점이 젊은 분들에게 호감을 사지 않나. 너무 진지하고 심각한 것은 청년 세대한테는 별로 호감을 얻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청년 세대들한테 기대를 많이 받았던 것 같은데, 정치를 시작하면서 제가 소통하는 방식에서 너무 진지하고 신중하고 이런 것이 발랄한 청년 세대가 볼 때 '너무 올드하다' 그런 생각을 갖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선후포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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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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