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본경선 여론조사, 양자대결 전제로 4지선다형

선관위 "가상대결 전제로 경쟁력 묻는다…질문은 하나"

국민의힘이 대선후보 경선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본선 경쟁력을 묻는 4지선다 방식'으로 최종 결정했다. 상대적으로 윤석열 캠프 측의 주장보다는 홍준표 캠프 측 주장에 가까운 결론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26일 오전 선관위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만장일치로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의결했다"며 "1대1 가상대결을 전제로 질문하고,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성 의원은 다시 "1대1 대결을 설명해 주고 마지막으로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묻는 것"이라며 "질문은 하나"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세부적 문항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금껏 질문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었다"고 부연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1대1 대결 구도를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후보 4명 중 1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풀이된다.

결정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은 '질문은 하나'라는 것이다. 그간 윤석열 캠프 측에서는 이른바 역선택을 막기 위해 '이재명 대 윤석열, 이재명 대 홍준표, 이재명 대 유승민, 이재명 대 원희룡' 등 4회의 가상 대결 여론조사를 해서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가장 크게 이기거나 가장 적게 지는 후보로 결정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반면 홍준표 캠프에서는 '홍준표, 윤석열, 유승민, 원희룡 네 후보 중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느냐'를 묻는 4지선다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선관위 결정을 앞두고 당 지도부는 '전통'을 강조하며 사실상 선다형 조사 방식에 힘을 실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 룰에 대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는데, 논란이 지속되고 당원 간 분열이 있는 것 같다"며 "전례가 없는 안이 나오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우리 당의 역사와 전통에 있었던 방법들 중에서 선택해 달라' 정도의 주문은 선관위원들께 지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인설법'을 하게 되면 나중에 불공정 시비가 불어서 원팀을 만들어가는 데에 커다란 딜레마를 줄 수 있다"며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전통적 관례, 계속 경선 과정에서 지켜왔던 방식이 있다. 그 방식대로 하는 것이 맞고,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서 도입하는 것은 없던 것을 만드는 것으로서 불공정 시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선거캠프를 통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당 선관위 결정을 따르겠다고 이미 밝힌 대로 선관위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지난 11일 광주 토론회를 앞두고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