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의 대안학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으로 45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순창요양병원의 감염병 전담병원 재지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다.
18일 전북도와 순창군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순창의 한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미인가 교육시설인 A 대안학교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가운데 확진자들이 전담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보내졌거나 자가치료에 들어간 상태다.
기숙형 대안학교와 신학교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곳에는 그동안 학생(10대 미만 포함)을 비롯해 학생의 가족, 교직원 등 총 52명이 함께 생활해 왔다. 여기에서는 학교 운영 뿐만 아니라 예배 등도 열렸던 만큼 다양한 남녀노소로 이뤄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확진자에는 시설 대표인 교회 목사도 포함되면서 이날 폐쇄명령서가 부착되는 등 사실상 시설이 멈춰버렸다.
순창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진 것은 지난해 12월 말 도내 단일시설로는 최다 확진 인원을 기록했던 순창요양병원에 이어 9개월 만이다.
당시 순창요양병원에서 나온 누적 확진자는 노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총 113명. 이들 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에 입소해 있던 400명 가량의 인원이 모두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옮겨갔다.
이에 보건당국은 올해 1월 9일 순창요양병원을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순창요양병원은 별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격리병동으로 전환시켰다. 보건당국의 지침대로 확진자가 격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도 투자했다.
별관 격리병동에는 총 88병상이 마련돼 있는 상태로 언제든 확진자가 입원할 경우 치료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요양병원 확진자 발생 이후 순창지역에서 추가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자 보건당국은 지난 5월 23일 순창요양병원의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을 전격 해제했다. 순창에서의 집단감염 사태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내려진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격으로 전담병원 지정 해제 후 4개월 만에 순창에서 다시 적지 않은 인원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담병원이었던 순창요양병원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는 등 지정 해제가 마냥 아쉬운 부분으로 남겨지고 있다.
순창요양병원이 재지정될 경우 45명의 확진자 모두가 이곳에 동시에 격리돼 치료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향후 추가 확진 인원이 생길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담병원 지정에 대한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대부분의 요양병원들과는 달리 순창요양병원은 전담병원 재지정 시 확진자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순창요양병원 고위 관계자는 "시설투자 등을 통해 적지 않은 격리병실이 마련돼 있는 만큼 확진자들의 건강 회복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언제든 전담병원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보건당국이 재지정을 해 준다면 확진자 치료에 온 힘을 쏟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많은 요양병원들이 기존 입소자 관리 등에 대한 애로사항을 들며 전담병원 지정을 꺼리고 있다"면서 "요양병원을 전담병원으로의 지정은 해당 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경우에 위험도 여부를 판단하면서 결정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순창지역 일각에서는 88병상의 격리병실이 준비돼 있는 만큼 확진자들을 멀리 보내 격리치료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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