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상황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중환자실이 포화상태라 응급실에서 빈 병상이 나기만을 기다리는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은 7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자료를 인용, 전국의 일일 신규확진자가 10만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6일 기준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10만7천140명의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 일주일 단위로 집계하는 일평균 신규 환자가 10만명을 넘은 것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에선 올해 1월 초 하루 평균 환자가 25만명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으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지난 6월에는 일평균 환자가 1만1천명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일평균 환자는 올해 초 겨울 대유행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일주일 만에 세 차례나 경신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플로리다주의 일일 신규확진자는 2만3천903명이다.
플로리다의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2만68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뒤 지난 5일 2만2천783명으로 치솟았고 이날 또다시 최다 기록을 깼다.
AP 통신은 미국 곳곳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델타 변이가 얼마나 빨리 퍼졌는지를 보여준다"면서 "미국이 겨울의 코로나 급증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CNN 방송은 "전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미국에서 장악력을 높이면서 하루 평균 코로나 환자가 몇 달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신규 환자가 늘면서 사망자와 입원 환자도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497명을 기록해 그전 일주일과 비교해 40% 증가했다.
또 미국 보건부가 집계한 6일 기준 입원 환자는 6만3천250명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9일 올해 들어 최저치였던 1만6천152명의 4배 가까운 수준이다.
입원 환자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CDC에 따르면 플로리다, 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켄터키주 등 8개 남동부 주가 미국 신규 입원 환자의 41%를 차지했다.
또 이들 남동부 지역의 금주 일평균 입원 환자는 전주보다 51% 증가한 1만7천6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입원 환자가 늘면서 일선 병원에선 병상 부족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주 휴스턴 보건 당국은 현지 병원에 코로나 환자가 넘치면서 일부 환자들을 북부 노스다코타주까지 긴급 이송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휴스턴시 최고 의료 책임자인 데이비드 퍼시 박사는 병상이 없어 환자를 태운 앰뷸런스가 몇 시간 동안 병원 앞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 의료 시스템은 거의 한계점에 와있다"고 경고했다.
텍사스의 주도(州都)인 오스틴도 최악의 병상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오스틴시 당국은 7일 하루만 100명 이상의 신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발생했다면서 중환자실이 거의 포화상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오스틴시 당국자를 인용, 현재 오스틴에서 사용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며 응급실의 코로나19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빈 병상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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