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펀드 사기를 저지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검찰은 옵티머스의 고문단으로 활동한 인물들을 조사한 결과, 혐의점을 찾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유경필 부장검사)는 옵티머스 고문단으로 활동한 양호 전 나라은행장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을 지난 4일 무혐의 처분했다.
고문단 중 1명이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수사로 연결할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들 고문단의 존재를 처음 등장해 로비 의혹을 낳은 옵티머스 내부 '하자 치유 문건'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연기할 목적으로 내용을 허위로 부풀려 작성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양 전 행장과 이 전 총리 등을 불러 펀드 사기 가담이나 로비 의혹을 조사했지만,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채 전 총장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 들어간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의 도움을 부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지만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검찰은 채 전 총장이 문건에 나온 대로 지난해 5월 이 지사를 만나 함께 식사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두 사람 모두 "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청탁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올 6월 경기도가 봉현물류단지 사업의 인허가 신청을 반려 처분한 점 등을 토대로 현재로선 더 이상 수사할 단서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선거캠프 복합기 사용료를 지원받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지난 4월 말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이자 민주당 대표실 부실장이던 이모씨가 수사 중 숨지면서 '윗선' 수사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검찰은 이씨에게 복합기 사용료 등 4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지원한 브로커 등을 기소하는 선에서 이 전 대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와 친분이 있는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의 연루 여부도 조사했지만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청와대 자치행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 A씨가 옵티머스 브로커 신모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사업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도 수사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구속 기소된 옵티머스 윤석호 이사의 부인인 이진아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선 계속 수사 중이다. 이 전 행정관은 옵티머스 지분 약 10%를 보유하고 옵티머스 관계사들에 이름을 올려 옵티머스 일당의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해 6월부터 수사를 이어온 검찰은 현재까지 연루자 31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달아난 스킨앤스킨 이모 회장은 기소중지 상태다.
검찰 수사 결과 옵티머스 일당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수천명의 투자자들로부터 1조5천952억원의 펀드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대부분 자신이 관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금 중 6천565억원은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투자됐고 나머지는 펀드 돌려막기 등에 쓰였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흘러간 곳을 추적해 현재까지 총 40회의 추징보전 결정을 통해 61개 사업장 등에 대해 총 4천200억원의 재산을 동결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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