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서울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기숙사 청소노동자에게 행한 관리자의 필기시험 실시와 복장 점검 및 품평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했다.
노동부 관악지청은 30일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서울대에 이를 개선하라고 지도했다. 그러면서 서울대가 개선 지도를 이행하지 않으면 "서울대학교에 대한 근로감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노동부가 서울대 기숙사 안전관리팀장 B씨의 필기시험 지시와 복장 점검 및 품평을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필기시험에 대해 노동부는 "행위자(B씨)는 교육훈련의 일환임을 주장하나 시험문제에 조직의 한자 및 영어 명칭, 개관연도 등 업무 관련성이 희박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적절한 교육훈련으로 보기 어렵"다며 "외국인이나 학부모 응대에 필요한 소양이라는 주장도 이런 응대가 청소근로자의 업무 내용을 구성한다고 볼 이유가 없"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근무성적 평정이 없음에도 시험성적을 평정에 반영하겠다는 내용의 PPT 화면을 게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복장점검에 대해 노동부는 B씨가 2차 업무회의에서 기숙사 청소노동자들에게 드레스코드에 맞는 옷을 입고 올 것을 요청했고 3차 업무회의에서 퇴근복장을 입고 올 것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3차 업무회의 시 일부 근로자의 복장을 품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복무규정 등의 근거 없이 업무회의 참석 복장에 대해 간섭하고 품평"한 것이라며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단, 노동부는 B씨가 한 일 중 △ 임금을 깎아서 예초작업을 외주화하겠다는 발언 △ 근무성적 자기평가서 작성 지시 △ 청소상태 점검 등에 대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아니라고 기술했다.
이와 관련 노동부는 예초작업 외주화 발언에 대해 노동자들이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고 봤다. 근무성적평가서에 대해서는 평가 항목에 업무관련성이 있고 평가결과에 불이익이 없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청소상태 점검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관리자의 업무 범위로 판단했다.
고인이 생전 가입했던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오세정 총장은 예의를 갖춰 사과하고 2차 가해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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