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며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에서 야권 대선주자로 변신한 또 하나의 사례다.
최 원장은 28일 아침 감사원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최 원장은 사의를 표한 이유에 대해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장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임명권자,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감사원장 임기는 4년으로, 이는 헌법 98조 2항에 정해져 있다. 검찰총장 임기가 헌법의 하위법인 법률(검찰청법)으로 규정된 것과도 무게가 다르다.
최 원장은 자신의 앞날에 대해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 원장은 '언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만 그는 부연했다.
최 원장은 핵발전소 월성 1호기 가동중단 결정 적절성에 대한 감사와, 김오수 전 법무차관(현 검찰총장)의 감사위원 임명 문제 등을 놓고 정권과 대립각을 빚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헌법기관장인 최 원장에게 여권 핵심 인사인 윤호중 법사위원장(현 민주당 원내대표)이 "팔짱 끼고 답변하느냐"며 '자세 지적'을 하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당시 법사위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장관의 "소설 쓰시네" 등 논란성 답변 태도에 대한 여당의 옹호와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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