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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논의가 '을 vs. 을' 프레임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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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논의가 '을 vs. 을' 프레임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토론회] 사회연대전략을 통한 최저임금 운동의 새로운 방향 모색

최저임금 논의에서 '중소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재계가 휘두르는 전가의 보도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가동 중이던 지난 17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이 한계상황에 처해있다'는 내용의 설문자료를 냈다.

이같은 '프레임'이 제기되면 최저임금 문제는 사람들에게 '을 대 을의 대결'로 인식되기 쉽다. 실제 한국사회에서 최저임금의 갈등선은 대기업과 노동자뿐 아니라 중소 자영업자와 노동자 사이에도 그어져온 면이 있다.

한국사회의 분배 개선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같은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를 '사회연대전략'이라는 열쇳말로 풀어보고자 한 자리가 열렸다. 노회찬재단이 25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주최한 '사회연대전략을 통한 최저임금 운동의 새로운 방향 모색' 토론회다.

주 발제자인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이 '각종 법령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정책의 기준이 된다'는 점을 짚으며 최저임금 제도의 전 사회적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보다 넓은 연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또 최저임금 인상과 중소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풀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 노회찬재단이 25일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주최한 '사회연대전략을 통한 최저임금 운동의 새로운 방향 모색' 토론회. ⓒ프레시안(최용락)

"최저임금은 재난 피해자, 감염병 사망자 등 다양한 이에게 영향 주는 제도"

김 위원은 최저임금이 재난 피해자, 감염병 사망자, 구직자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은 "최저임금 제도는 국가의 16개 법령과 다양한 정책 예산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여기에는 구직급여, 장애인고용장려금, 재난 지역 지원금, 특수임무 수행자 공로금, 감염병 사망 보상금, 형사소송 무죄 판결자에 대한 보상 등 다양한 제도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에 제출된 코로나19 자영업자 손실보상 법안도 대부분 최저임금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액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의 영향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도 확산된다. 김 위원은 "2021년 5월 기준 142곳의 지방자치단체가 조례 등 자치법규로 시행하고 있는 생활임금도 매년 8월 정해지는 최저임금의 110~120% 수준에서 결정된다"며 "서울시의 뉴딜일자리와 유급병가 지원, 경기도의 비정규직 공정수당, 희망일자리사업 등도 최저임금을 바탕으로 예산이 책정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최저임금은 노사 간 임금소득의 성격만이 아니라 사회적 임금의 성격을 갖고 있는 포괄성 높은 제도"라며 "이를 바탕으로 최저임금과 관련해 전통적 의미의 노동자 계급을 넘어서는 사회연대전략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소 자영업자 어려움 풀겠다는 말, 말로 끝나서는 안 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중소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풀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한국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저항이 많은 데에는 구조적 과잉경쟁, 과도한 임대료, 불공정거래 등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부실한 사회안전망의 영향이 있다"며 "이들 요인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를 위해서는 과도한 임대료 규제, 코로나19 상황에서 확인된 영업손실에 따른 임대료 감면의 제도화, 프랜차이즈 본사와 독점화된 배달 본사의 갑질에 대항할 수 있는 교섭권의 보장, 전국민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며 "과도한 자영업 비중을 줄이기 위해 국가가 돌봄 영역 등에서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만들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중소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풀어야 한다는 말이 말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중소 자영업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실현되지 않을 때 노동운동이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한 방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이들의) 알리바이로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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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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