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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경공업전선은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의 주타격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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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경공업전선은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의 주타격방향"

[북한경제 '전환기' 읽기] 질 좋은 소비품의 생산 증대 추구

북한은 올해 1월의 제8차 당대회에서 농업 발전과 함께 경공업 발전을 중요한 정책으로 거듭 지정했다. 김정은 집권의 이듬해인 2013년 3월 18일에 전국경공업대회를 개최한 이래 북한은 경공업의 도약을 통한 인민생활의 향상에서 한 번도 후퇴한 적이 없었다. 그해 3월 31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이 채택될 때도 '경제강국 건설의 가속화와 인민생활의 획기적 향상'이 핵심 아젠다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국경공업대회에서 경공업전선이 "현 시기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주(主)타격방향"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경공업부문에서 생산 잠재력의 최대한 동원과 인민소비품 생산의 획기적 증대, 경공업의 현대화‧과학화 추진과 세계 선전수준 도달, 8월3일인민소비품생산운동의 지속, 인민봉사(서비스)사업 개선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어서 그는 경공업대회 연설에서 4가지 당면과제를 내놓았다.

첫째, 생산량에 치중하고 품질은 홀대하는 그릇된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둘째, 원자재의 국산화를 실현하고 생산설비도 국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셋째, 과학자‧기술자의 역할을 높여 낡고 뒤떨어진 설비와 생산 공정을 현대적으로 개조하고 경영활동의 과학화를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넷째, 당 사업에서 경공업방침의 관철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 위원장이 전국경공업대회에서 제시한 경공업의 목표와 4가지 당면과제는 8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아래는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부터 2021년 2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까지의 경공업 정책의 흐름을 정리한 것이다.

1.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 기본과업=경제강국 건설의 가속화와 인민생활의 획기적 향상

① 경공업공장들의 만부하 가동

② 질 좋은 인민소비품의 대대적 생산

2.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 시 5개년전략

① 지식경제시대의 본보기공장 조성

② 원료‧자재의 국산화 실현

③ 경공업 생산의 활성화

④ 새 제품 개발과 질(質) 제고 주력

⑤ 지방경제의 특색 있는 발전

3.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시 시정연설

① 경공업공장들에서 원료‧자재의 국산화와 재자원화

② 생산 공정의 현대화

③ 새 제품 개발 주력

④ 인민들에게 다양하고 질 좋은 소비품 공급

4. 2019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

경공업부문에 산적되어 있는 폐단과 부진상태를 전면적으로 분석,

경제사업에서 진일보를 가져오기 위한 과학적이며 실질적인 대책 제시

5.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 시 5개년 계획 및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의 내각사업보고

* 기본목표=원료‧자재의 원만한 보장, 인민소비품 생산 증대

① 원자재의 국산화‧재자원화를 생명선으로, 주되는 방향으로 장악, 현대화 촉진

② 약한 부분과 공정들의 보강, 없는 부분과 공정들의 구비

③ 선질후량(先質後量)의 원칙에서 제품의 질 제고

④ 새 제품개발 주력

※ <내각사업보고>에서 강조한 과제 : "인민들이 우리 상품을 즐겨 쓰도록 할 것", (개건현대화 공장들) "수입상품을 누를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할 것", (뒤떨어진 공장들) "한 가지 제품이라도 온전한 것을 만들어 생산 정상화의 밑천을 마련할 것"

<상업부문>

- 국영상업을 발전시키고 급양편의봉사의 사회주의적 성격을 살리는 것을 현 시기 매우 긴절한 문제로 상정

- 상업봉사활동 전반에서 국가의 주도적 역할, 조절통제력 회복

- 상업봉사 단위들에서는 올바른 경영전략 수립

- 상업봉사활동에서 인민성‧문화성‧현대성‧다양성 구현

6. 2021년 2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전원회의

① 모든 잠재력의 동원, 인민소비품‧경공업제품 생산의 최대한 증대

② 원자재의 국산화와 재자원화

③ 설비들의 원(原)성능 회복과 새로운 생산능력 조성

④ 지방공업과 단천지구광업총국의 활성화

이상의 내용은 5개 주제(9개 정책과제)로 정리될 수 있다. 이를 하나씩 살펴본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3월 26일 각 도의 일꾼들이 경공업 공장들의 원료, 자재 보장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평양기초식품공장 내부 모습. ⓒ로동신문

경공업공장들의 만부하 가동 : [1] 경공업공장들의 만부하 가동(1-①), 경공업 생산의 활성화(2-③)

첫째, 인민소비품‧경공업제품 생산증대에 관한 과제들이다.

공장들의 만부하('공장기계들이 성능이나 능력을 완전히 내어 생산하는 상태'를 뜻한다) 가동은 중앙경공업공장들과 지방경공업공장들의 기본과제다. 북한 정부에서 경공업공장들을 관리하는 부서는 내각 경공업성이다.

경공업성에는 계획국, 과학기술국, 노동행정국, 재정국, 행정조직국, 대외경제협조국 등의 정책부서와 방직공업관리국, 방직기계공업관리국, 잠업비단공업국(관리국), 편직공업관리국, 신발공업관리국, 지방공업관리국 등 부문별 담당부서가 있다. 경공업성에는 경공업미술창작사(디자인), 중앙품질검정소, 중앙경공업제품견본관 등 업무지원 부서들도 있다.

정부 직제로 보면 방직의류‧신발 생산이 경공업의 기본을 이룬다. 식품, 화장품, 위생용품 등은 내각 식료일용공업성이 담당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식료일용공업성이 2018년에 일용품공업성과 지방공업성으로 나눠졌을 것이라 한다. 지방공업성에 경공업성의 지방공업관리국이 흡수됐을 가능성이 있다. 군(郡) 소재지의 20여개 지방공업공장들의 중요성을 감안해 지방공업성이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공업공장들의 설비의 만부하 가동을 위해서는 설비의 개건‧현대화가 필요하다. 북한의 보도에서 지난 10여 년간 중앙경공업공장들의 개건‧현대화가 집중적으로 진행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중앙경공업공장들의 개건‧현대화에 관한 보도가 줄어든 것 같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이 변화를 감안할 때 남은 과제는 국산원자재 공급, 전력 공급, 숙련노동자 투입, 품질 및 디자인 개선 등이다.

지방경공업공장들의 설비 개건‧현대화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감안하면 모든 경공업공장들의 만가동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그 실행에서는 내각 경공업성뿐 아니라 지방공업성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북한의 시장에서 중국 상품의 퇴출에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경공업공장의 생산 활성화에 힘입은 바가 클 것이다. 중앙경공업공장들에서 생산되는 의류와 신발‧가방 등은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인민들의 수요를 맞춰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원자재 공급의 지속화가 숙제로 남아 있다. 지방공업공장들은 생산량과 품질을 모두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민들이 경공업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만큼 내각 경공업성‧일용품공업성‧지방공업성의 역할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질 좋은' 인민소비품의 생산 증대 : [2] 질 좋은 인민소비품의 대대적 생산(1-②), 인민들에게 다양하고 질 좋은 소비품 공급(3-④), 모든 잠재력의 동원, 인민소비품‧경공업제품 생산의 최대한 증대(6-①)

북한에서 인민소비품 생산의 기초는 어느 정도 마련됐고 생산량은 증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남는 문제는 품질이다. '질 좋은' 소비품은 여전히 모자라고 품질이 나쁜 제품은 인민들에게서 외면당하고 있다.

'질 좋은' 제품 생산이 경공업부문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또 하나의 과제는 제품의 다양성이다. 북한 경제도 '소(小)품종대량생산'으로부터 '다(多)품종소량생산' 체제로 변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말해준다. 인간의 소비욕구는 다품종과 고품질로 이동한다.

박봉주 당 부위원장은 2020년 4월에 김정숙평양방직공장, 평양제1백화점, 광복지구상업중심 등을 방문했는데, 김정숙평양방직공장에서 염색종합직장‧직포종합직장을 비롯한 생산현장들을 돌아보면서 인민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색깔'의 천을 더 많이 생산할 것을 지시했다.

평양제1백화점과 광복지구상업중심에서는 상품보장사업을 실속 있게 짜고 들고 봉사(서비스)방법을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조선중앙통신>, 2020년 4월 29일). 내각총리를 두 번이나 역임한 박봉주 당 부위원장의 입에서 '다양한 색깔'의 천이 언급된 것에 인민들은 귀를 세웠을 것이다.

경공업에서 생산의 잠재력을 총동원하는 것은 원자재의 원만한 공급과 공장가동률의 제고를 의미한다. 최대한 증산은 중앙경공업공장들 뿐 아니라 지방경공업공장들의 가동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을 요구한다. 새 설비를 앉히는 것 못지않게 기존 설비들의 하자보수 및 부속품 공급이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경공업공장들은 해당 지역‧부문의 기계공업 공장‧기업소들과의 '연계(협력)'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 정부가 경제 '전환기'에 들어서면서 산업 전반의 '연대적 혁신'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공업공장들에서 설비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 이 공장들과 연계해온 기계공장들이 설비 교체와 부속품 공급을 해줄 수 있다.

경공업공장들의 지배인‧기사장이 나서서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고, 이때에는 공장 당위위원회 책임비서나 초급당비서가 나서서 '대외사업'을 잘해야 한다. 경공업공장들에서 지배인‧기사장‧당비서의 삼위일체가 잘 작동해야 생산 증대가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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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구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 중소(中蘇)연구소 연구원, 중앙일보 북한문제 전문기자, 월간 <민족21> 편집기획위원, 사단법인 현대사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저서로 <김정은의 경제발전전략>, <남북을 오고간 사람들 : 남의 조직사건과 북의 대남사업>, <박병엽 증언록 1- 조선민주주의인미공화국의 탄생>(공저), <박병엽 증언록2-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김정일과 수령제 사회주의>(스즈키 마사유키 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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