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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절반 이상 교체, 북한의 세대교체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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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절반 이상 교체, 북한의 세대교체 가속화

[북한경제 '전환기' 읽기] '전환기'를 이끄는 경제 책임자들의 전면 쇄신 (3)

내각부총리 6명 신규 임명과 '계획통' 박정근

내각에는 김덕훈 총리 아래에 '부총리군단'이 있다. 현재 부총리는 박정근, 양승호, 전현철, 김성룡, 리성학, 박훈, 주철규 등 7명이다.

이들 가운데 박정근은 국가계획위원장을, 주철규는 농업상을 겸임한다. 양승호는 부총리에서 '유일하게 유임'된 인물이다. 부총리였던 임철웅, 리주오, 리룡남, 전광호, 동정호, 고인호(농업상 겸임), 김일철(국가계획위원장 겸임) 등 7명이 물러난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중에 리룡남(1960년생)은 지난 2월 19일 중국대사에 임명됐다고 북한 외무성이 밝혔다. 내각의 최연소 무역상(2008년 당시 48세) 출신의 전 부총리를 중국대사에 임명한 것은 중국과의 경제외교를 강화시키겠다는 신호였다.

아무튼 '부총리군단'의 큰 폭의 변동은 북한경제가 과연 전환기임을 일깨워주는 방증이고 세대교체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실증한다.

▲ 18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전날인 17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4차 회의에서 내각 부총리를 포함해 내각 사무장, 상들, 중앙검찰소 소장 등이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새롭게 임명된 내각부총리. 왼쪽부터 박철근, 전현철, 김성룡, 리성학, 박훈, 주철규 ⓒ로동신문

박정근(출생년도 미상)은 내각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계획통'이다. 그는 제8차 당대회(금년 1월)에서 당중앙위원,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1월 17일)에서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총체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계획경제의 관리운영에서 국가계획위원장은 '호루라기맨'이자 '경찰순찰차'이다. 그는 국가경제 전반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계획의 치차(齒車, toothed gear)가 제대로 회전하는지를 끊임없이 살펴봐야 한다. 모든 부문‧단위의 경제 활동가들의 시선이 그의 일거수일거족을 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간산업, 경공업, 건설건재, 농업부문의 지휘관들

양승호(출생년도 미상)는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지배인과 내각 기계공업상을 역임했다. 그는 제7차 당대회(2016년 5월)에서 당중앙위 후보위원, 제7기 제4차 전원회의(2019년 4월)에서 당중앙위 후보위원, 제7기 제5차 전원회의(2019년 12월)에서 당중앙위원에 선출됐다.

그는 2020년 4월에 내각부총리에 임명되었고 올해 1월의 부총리 전폭교체에서도 살아남았다.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그는 제8차 당대회에서 박명순‧리철만‧전현철(당), 박정근(내각)과 함께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됨으로써 김덕훈 내각총리를 받쳐주는 핵심 인물이 되었다.

리성학(당 중앙위원)은 부총리 임명 직전까지 경공업상으로 일했다. 그의 다른 경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박훈(당 중앙위원)은 2017년부터 부총리 임명 직전까지 건설건재공업상으로 복무했다. 주철규(당 중앙위원)는 농업성 국장 출신이다.

국가경제계획, 기간산업, 당-국가 연계, 경공업, 건설건재공업, 농업 등이 중시되고 있음이 '부총리군단'에서 재확인된다. 기간산업 담당 부총리는 전력‧석탄‧금속공업과 철도운수부문을 아우르는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계‧전기전자‧화학공업 등의 중요 공업부문을 총괄한다.

경공업 부총리는 인민생활 향상을 다루고 농업 부총리는 식량생산을 비롯한 먹는 문제를 다룬다. 건설건재공업 담당 부총리는 주택건설과 인프라‧산업시설 건설을 담당한다. 내각 산하의 성‧집행기관들이 해당 업무를 맡아서 집행하며, 총리와 부총리들의 업무를 내각 사무국이 지원한다.

의문의 부총리 김성룡은 '경제발전 연구' 담당

의문의 부총리는 김성룡(당 중앙위원)이다. 통일부 자료를 찾아보니 김성룡이라는 인물 가운데 사회과학원 부원장이 있었다. 사회과학원은 그 산하에 경제연구소(현재 경제연구원)를 품고 있다.

전환기 경제에서는 발전 방향과 정책이 중요하다. 젊은 경제학자들의 '새로운 혁신'과 '대담한 창조'의 아이디어와 동력이 필요할 것이다. 김성룡이 이를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올해 2월)에서 언급된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에는 젊은 경제 관료들과 경제학자들이 공동 참여해 새로운 정책을 탐색할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볼 때 김성룡은 '경제발전의 전략적 방향'을 담당하고 있을 것 같다.

내각에서는 일상적인 경제사업을 전개해나가다가 '새롭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에는 내각 전원회의 또는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개최한다. 전원회의의 사전 준비와 진행에서 부총리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부총리의 구성은 '요격기 편대'를 연상시킨다.

내각의 상(相) 17명 교체는 전례 없는 사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에서는 내각 부총리뿐 아니라 상(相, 장관)급의 대대적인 개편이 있었다. 부총리 외에 상급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7명이 교체되었다. 글 맨 아래에 내각 상‧중앙기관의 구성을 정리했다.

이들 17명에 대해서는 신상명세가 없다. 통일부 등의 자료에 나타나지 않는다. 부상(차관)급으로 안테나에 잡힌 적도 없다. 국장급 등에서 두세 단계 승진한 경우나 관련 부문의 국영기업소 지배인 등으로 근무하다가 발탁된 경우, 또는 지방 인민정부(인민위원회)에서 내각으로 진출한 경우 등 다양한 경로에서 발탁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40~50대의 발탁 인사를 관찰해보면 인재풀이 넓고 두터운 것을 알 수 있다.

교체된 분야는 전력, 화학, 철도, 채취, 자원개발, 체신, 재정, 노동, 대외경제, 도시경영, 상업, 건설, 중앙은행, 중앙통계국 등이었다. 이들 분야에서 젊은 피를 수혈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다.

유임된 상들 가운데 조영철은 룡성식료공장 지배인 출신으로 2010년에 식료일용공업상으로 일하다가 2018년 7월 이래 지방공업상이다. 전학철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석탄공업상이다. 김충걸은 황해제철연합기업소 지배인 출신으로 2017년부터 지금까지 금속공업상이다.

강종관은 육해운성 항만수상운수관리국 기사장 출신으로 2012년 이래 육해운상이다. 송춘섭은 신포원양수산연합기업소 기사장 출신으로 수산성 부상을 거쳐 2017년 이래 수산상이다. 한룡국은 2014년 4월부터 현재까지 임업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경력을 보면 당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들 중 연합기업소 지배인 또는 당위원회 책임비서들이 언제든지 입각(入閣)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리충길 위원장은 2016년 6월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됐다는 것 외에는 정보가 없다. 내각 상들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는 경우는 흔하다. 국가과학원은 그 예하에 숱한 분야별 연구소를 거느리고 있는데 김승진 원장에 관한 정보는 없다.

김경준은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을 거쳐 2013년 4월부터 국토환경보호상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경력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19년 4월에 신설된 국무위원회 산림정책감독국 국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김경준은 2019년 3월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됐고 조선자연보호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문응조는 1949년생으로 나이가 많은 편이고 남포시 농촌경리위원회 위원장 출신이다. 그는 2004년 12월 농업성 부상을 거쳐 2008년 이래 수매양정상이었고, 2019년 4월까지 유임된 것이 확인된다.

다만 제7차 당대회(2016년 5월)에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선출되었다가 제8차 당대회에서는 탈락됐는데 이것으로 보아 적절한 후임자가 있을 경우 은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수매양정상은 협동농장의 국가수매계획을 전반적으로 집행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책임이 막중하다.

기계공업상 김정남, 선박공업상 강철구, 원자력공업상 왕창욱 등은 신임 17명의 사례처럼 정보가 없다. 정보가 없는 인물들은 대체로 발탁 인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타 당중앙위원 혹은 후보위원에 선출되지 않은 경제 각료들(5명)도 있는데 이들이 유지되고 있는지, 변경되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이 부서들 중에 다른 성에 흡수됐거나 폐지됐거나 혹은 이름이 변경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부서는 그대로인데 상‧위원장이 변경됐을 수도 있다.

평양에서는 연로하거나 무능한 관료들의 퇴출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노쇠한 관료들로는 전환기 경제를 반석 위에 세우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평양의 움직임에서 군사열병식에 관심을 집중하던 시대는 머지않아 저물지 모른다. 북한에서 '젊은 경제 간부들의 행진'은 이미 시작되었고, 경제를 살리려는 혁신의 물결이 5개년계획 기간 내내 넘실댈 것이다.

<내각 상‧중앙기관의 구성>

1. 총리

김덕훈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 유임

2. 부총리

◇ 박정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국가계획위원장 겸임), 전현철(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김성룡(당중앙위원회 위원), 리성학(당중앙위원회 위원), 박훈(당중앙위원회 위원), 주철규 (당중앙위원회 위원, 농업상 겸임) / 6명, 이상 신임

◆ 양승호(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 유임

3. 상‧중앙기관장

◇ 내각사무장 김금철(중앙위원), 전력공업상 김유일(중앙위원), 화학공업상 마종선(중앙위원), 철도상 장춘성(중앙위원), 채취공업상 김철수(후보위원에서 2월 전원회의에서 중앙위원), 자원개발상 김충성(후보위원), 체신상 주용일(후보위원), 건설건재공업상 서종진(후보위원), 경공업상 장경일(후보위원), 재정상 고정범(후보위원), 노동상 진금송(후보위원), 대외경제상 윤정호(후보위원), 도시경영상 임경재(후보위원), 상업상 박혁철(후보위원), 국가건설감독상 리혁권(후보위원), 중앙은행 총재 채성학(후보위원), 중앙통계국 국장 리철산(후보위원) / 17명, 이상 신임

◆ 지방공업상 조영철(중앙위원), 석탄공업상 전학철(중앙위원), 금속공업상 김충걸(중앙위원), 육해운상 강종관(중앙위원), 기계공업상 김정남(중앙위원), 수산상 송춘섭(중앙위원), 국가과학기술위원장 리충길(중앙위원), 국가과학원장 김승진(중앙위원), 국토환경보호상 김경준(중앙위원), 선박공업상 강철구(후보위원), 원자력공업상 왕창욱(후보위원), 임업상 한룡국(후보위원), 수매양정상 문응조 / 13명, 이상 유임

◎ 국가가격위원회(최강), 국가품질감독위원회(리철진), 수도건설위원회(조석호), 일용품공업성(리강선), 전자공업성(김재성) / 이상 5명은 당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명단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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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구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 중소(中蘇)연구소 연구원, 중앙일보 북한문제 전문기자, 월간 <민족21> 편집기획위원, 사단법인 현대사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저서로 <김정은의 경제발전전략>, <남북을 오고간 사람들 : 남의 조직사건과 북의 대남사업>, <박병엽 증언록 1- 조선민주주의인미공화국의 탄생>(공저), <박병엽 증언록2-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김정일과 수령제 사회주의>(스즈키 마사유키 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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