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당 일각에서 제기된 '탄핵 불복' 주장에 선을 긋고 나섰다. 옛 친박계 중진인 서병수 의원이 20일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과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해 자초한 논란에 대한 진화다.
주 권한대행은 21일 오전 당 비대위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 의원의 전날 본회의 발언에 대해 "우리가 대정부질문 내용을 일일이 사전에 체크하고 미리 의견(교환)을 할 수 없다"며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것을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비대위 공개 회의에서는 서 의원에 대한 성토가 나오기도 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선거 승리로 당 분위기가 좋아지자 민생·개혁보다 당권 경쟁에 매몰된 모습을 보이더니 어제는 박 전 대통령 사면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회초리를 세게 맞는 것을 보고서도 떠오르는게 없는지 우리 당 의원님들께 진지하게 묻고 싶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어떤 국민도 이번 보선을 통해 '국민의힘 하고싶은 대로 다 해'라고 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이 고개숙여 국민에게 (전직 대통령 비위 관련) 사과를 구한 지 이제 고작 5개월이 지났다. 이러니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두고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다만 '탄핵이 잘못됐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했느냐'는 서병수 의원의 주장은 단속하면서도, 국민통합과 화해·용서, 국격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사면론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을 받고 "연초에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도 사면을 건의한다고 했고, 많은 국민들이 전직 대통령들이 오랫동안 영어의 생활을 하는 데 관해 걱정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사면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주자들도 연일 비슷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면이) 조속하게 이뤄지기를 개인적으로 바란다"며 "정파적 이익을 떠나 국가적 불행"이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도 같은날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는 어떤 개인이나 정당의 문제가 아니고 국격에 관한 문제"라며 "국격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도 지난 19일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으로 계속 간다는 게 정부·여당에 큰 부담"이라며 "사면은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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