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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공정사회 기대 무너졌다…국민 분노 엄중히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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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공정사회 기대 무너졌다…국민 분노 엄중히 받아들여야"

LH 파문에 김상조 '낙마' 겹쳐 최대 위기, "공직 부패부터 철저히 차단"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민심 악화와 관련해 29일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국민의 기대를 무너뜨렸다"면서 "국민들의 분노와 질책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자세를 한껏 낮췄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가 부동산 민심 악화에 불을 지핀 데 이어, 부동산 현안을 비롯한 정책 전반을 총괄해온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해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대폭 올려 받은 일이 드러나 기름을 붓자 문 대통령이 그를 신속하게 경질하며 수습에 나선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드러난 공직자들의 투기행위를 넘어 더 근본적인 문제까지 미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와 공공기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는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의 소박한 꿈과, 공평한 기회라는 기본적인 요구를 짓밟았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한 것은 지난해 6월에 이어 9개월 만으로, 분노한 부동산 민심이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LH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 10차례 넘게 "부동산 적폐청산"에 관한 지시사항을 발표하며 사태를 직접 챙겨왔으나, 이렇다할 전환점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 김상조 실장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지면서 더욱 궁지에 몰렸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제 우리는 원점으로 되돌아가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철저하고 단호하게 처리하는 한편 부동산 부패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민심 수습을 위한 방안으로 문 대통령은 "그 출발은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도시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공직자와 기획부동산 등의 투기 행태에 대해, 소속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이라면서 "국가의 행정력과 수사력을 총동원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한 "하다 보면 조사와 수사 대상이 넓어질 수도 있다"면서 "멈추지 말고, 정치적 유·불리도 따지지 말고 끝까지 파헤쳐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드러난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벌하고, 부당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야 할 것"이라며 "차명 거래와 탈세, 불법 자금, 투기와 결합된 부당 금융대출까지 끝까지 추적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사회의 부동산 부패 청산이 지금 이 시기 반부패정책의 최우선 과제임을 천명한다"면서 "야단맞을 것은 맞으면서, 국민의 분노를 부동산 부패의 근본적인 청산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재발 방지 대책으로 △공직자 재산등록제도 공개 범위 확대,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등을 제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LH 사태 방지 대책으로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을 의무화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공직사회의 부동산 부패부터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면서 "재산등록제도를 모든 공직자로 확대해 최초 임명 이후의 재산 변동사항과 재산 형성 과정을 상시적으로 점검받는 시스템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19대 국회에서 '김영란법'이란 이름으로 부정청탁금지법과 함께 논의되었으나, 부정청탁금지법만 입법되고 이해충돌방지법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이해충돌방지법을 반드시 제도화하여 공직자 부패의 싹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부동산거래분석원을 설치하겠다"면서 "투기 목적의 토지거래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도록 하고, 농지 취득 심사도 대폭 강화하겠다. 투기자에 대해서는 토지 보상에 불이익을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동산 정책만큼은 국민들로부터 엄혹한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을, 우리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평가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줄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 발언 전문.

오늘 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는,

우리 사회의 부동산 부패 청산이

지금 이 시기 반부패정책의 최우선 과제임을 천명하고,

범정부적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긴급하게 소집하였습니다.

우리는 국민들의 분노와 질책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공직자와 공공기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는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의 소박한 꿈과,

공평한 기회라는 기본적인 요구를 짓밟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국민의 기대도 무너뜨렸습니다.

대다수 공직자들의 명예와 자부심에 상처를 주었고,

공직사회 전체의 신뢰를 깨뜨렸습니다.

국민들의 분노는,

드러난 공직자들의 투기행위를 넘어

더 근본적인 문제까지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막대한 부동산 불로소득, 갈수록 커지는 자산 격차,

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꿈, 부동산으로 나뉘는 인생과

새로운 신분 사회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을

우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손대지 못했습니다.

도시 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투기행위들과 개발 정보의 유출, 기획부동산과 위법·부당 금융대출의 결합 같은

그 원인의 일단도 때때로 드러났지만,

우리는 뿌리 뽑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원점으로 되돌아가서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철저하고 단호하게 처리하는 한편

부동산 부패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까지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길로 가기 위한 첫 단추만큼은

제대로 채워야 할 것입니다.

야단맞을 것은 맞으면서,

국민의 분노를

부동산 부패의 근본적인 청산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주기 바랍니다.

그 출발은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도시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공직자와 기획부동산 등의 투기 행태에 대해,

소속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국가의 행정력과 수사력을 총동원해주기 바랍니다.

하다 보면 조사와 수사 대상이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멈추지 말고, 정치적 유·불리도 따지지 말고

끝까지 파헤쳐주기 바랍니다.

드러난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벌하고,

부당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야 할 것입니다.

차명 거래와 탈세, 불법 자금,

투기와 결합된 부당 금융대출까지 끝까지 추적해주기 바랍니다.

그와 함께

강력한 투기 근절방안과 재발방지책을

빈틈없이 시행하여

부동산 부패가 들어설 여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최우선적으로

공직사회의 부동산 부패부터 철저히 차단해야 합니다.

재산등록제도를 모든 공직자로 확대하여,

최초 임명 이후의 재산 변동사항과 재산 형성 과정을

상시적으로 점검받는 시스템을 마련해주기 바랍니다.

또한 이번 기회에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하겠습니다.

공직자 사익추구를 방지하는 제도로서 이해충돌방지법은

19대 국회에서

'김영란법'이란 이름으로

부정청탁금지법과 함께 논의되었으나,

부정청탁금지법만 입법되고

이해충돌방지법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이해충돌방지법을 반드시 제도화하여

공직자 부패의 싹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주기 바랍니다.

국회에도 특별한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동산 투기를 막고,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질서를 확립해야 하겠습니다.

부동산 불공정거래 행위와 시장교란 행위를 금지하고

상설적 감시기구로 부동산거래분석원을 설치하겠습니다.

투기 목적의 토지거래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도록 하고,

농지 취득 심사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투기자에 대해서는

토지 보상에 불이익을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사실

개발예정지나 수용예정지에 나무나 묘목을 빼곡히 심어

보상금을 늘리는 적폐는 수십 년 전부터 되풀이되어

순박한 농민들도 알만한 수법이 된 지 오래입니다.

과거에는 일일이 파악하기가 어려워서 막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항공사진이나 드론 촬영으로

토지의 현상 변경을 상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와서도 그와 같은 적폐를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부동산 부패를 청산하기 위한 공직사회의 일대 혁신을 당부합니다.

국회도 개혁의 공동 주체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국민이 선출한 공직자로서 솔선수범하는 노력과 함께

제도 개혁에 힘을 모아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경제 정책 운용을 비교적 잘해왔습니다.

지표로도 확인되고, 세계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완전한 회복까지 길이 멀지만,

다른 나라들보다 잘 해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만큼은

국민들로부터 엄혹한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매도 매우 아픕니다.

지금을,

우리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평가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줄 것을 각별히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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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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