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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비리 혐의’ 한국패션산업연구원...관리·감독 산자부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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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비리 혐의’ 한국패션산업연구원...관리·감독 산자부 "적극 나서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산자부·대구시 책임 벗어 날 수 없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패션연) 간부 4명이 지난 24일 부조금 부정수급 등 사기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2019년 5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첩 받아 수사해온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정부연구개발사업 등 비리 사건에 대해 24일 사기 등의 혐의로 본부장급 인사 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관련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공공연구노조)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 노조는 수사결과에 참담함을 느끼며, 패션연의 관련 피의자들을 내부 규정에 근거해 즉시 대기 발령시키고 근원적 개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사진 ⓒ유튜브영상캡쳐

이어 “정부예산 수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신고 된 이번 사건은 패션연의 전·현직 임직원 등 다수가 조사를 받았다”고 강조하며,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인사 중에는 최근 패션연 원장 공모 서류심사에 합격한 인사도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과제의 연구책임자 변경조건이 되지 않음에도 직장 내 상사란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변경하고, 연구 과제를 빼앗고, 관련 연구수당을 갈취한 의혹’과 ‘정부 부처별 연구개발사업 관리시스템이 호환되지 않는 점 등을 악용해 정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을 허위로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부풀려 정부예산을 편취한 혐의’”라며, 이들의 혐의에 대해 설명했다.

공공연구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내부에서 묵묵히 일하던 연구원들의 연구 자율성과 자긍심을 빼앗고, 업계와 시민들에게 ‘지원기관에 대한 외면’이라는 큰 상처를 남겼다”고 분개했다.

이어 “패션연 직원 인사관리지침 제45조(징계의 양정)에 근거해 사전 조치로 대기 발령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원적 개혁을 시행해야 한다. 만일 이러한 최소한의 조치도 회피한다면 ‘피의자를 보호하고 사건을 은폐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미 패션연 내부에서는 ‘정부연구과제의 참여 연구원이 되기 위해 윗사람에게 눈치보고 줄서야한다’, ‘정부연구과제 계획서를 지시한 대로 대필해 줄 수밖에 없었다’, ‘위에서 지시한 대로 참여 연구원으로 참여시킬 수밖에 없었다’, ‘정부연구과제 종료 후 인건비 외에 별도로 지급되는 연구수당을 조금 더 받기 위해 지시를 따랐다’라는 말들이 나돌고 있었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부에서 이런 말들이 나온 것은 결국 ‘정부연구 과제를 직접 수행하지 않아도 참여 연구원, 연구책임자가 될 수 있다’는 참담한 소문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라고 허탈감을 내비쳤다.

공공연구노조 박경욱 지부장은 이 같은 내부 문제에 대해 “기관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직원들의 인사권을 가진 원장, 원장의 인사권을 가진 이사회 사이에서 일부 간부들의 줄서기로 비뚤어진 조직문화가 잉태됐고, 일상 업무에서도 눈치 보며 명령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구시대적 조직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런 구시대적 폐해는 이미 확인된 피의자로 조사받았던 인사의 원장공모 서류심사 합격, 경영평가 등의 명목으로 이사회의 사임 요구로 임기 전 퇴출당한 원장들, 채용기준 미달자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었던 간부들만 보아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 지부장은 “결국 이번 수사의 결과로 피의자들뿐만 아니라 대구시, 패션연 이사회, 관리 감독 권한을 가진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모두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특히 많은 권한을 행사하는 대구시와 최종 관리감독 기관인 산자부는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해당부서 관계자는 “패션연과 관련 담당 국장이 당연직으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나, 산자부에서 모든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으며, 실제 시에서는 사업지원이나 보조금 지급 등 지원의 역할만 할 뿐이다”고 했다. 이어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사업통상자원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해당 부서로 연락을 했지만 연결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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