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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전문가 패널 권고 이행했다? 정부 주장, 사실 아니다"

양대노총 "모든 노동자 노조할 권리, 노조 임원 선출 위한 법 개정 없었다"

양대노총이 '한-유럽연합(EU) FTA 전문가 패널 보고서(패널 보고서)'와 관련해 정부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 패널이 △ 노조법상 근로자 정의 확대 △ 자유로운 노조 임원 선출 보장을 위한 법 개정 등을 권고한 데 대해 정부가 '지난 12월 노조법 개정 등으로 이미 전문가 패널 권고를 이행했다'고 주장한 것은 잘못됐다는 내용이다.

전문가 패널, ILO 협약 비준 및 노조법 개정 권고...정부 "노조법 개정은 이행했다"

지난 25일 고용노동부는 패널 보고서를 요약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EU가 '한국이 한-EU FTA 협정문 상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제기한 무역분쟁 해결 절차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다.

전문가 패널은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 의무 이행에 대해 "최적의 수준에 미달하고 미흡한 부분이 많다"면서도 "법적 충족의 문턱을 넘은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단,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구속력 있는 의무"라며 한국 정부에 협약 비준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권고했다.

전문가 패널은 또 ILO 핵심협약 중 결사의 자유 원칙을 침해하는 노조법 일부의 개정을 함께 권고했다. 이들이 권고한 법 개정 사항은 아래 두 가지다.

첫째, 노조를 만들 수 있는 노동자의 범위를 규정한 노조법 제2조 제1호와 노동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노조는 노조가 아니라고 규정한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개정이다. 특수고용노동자, 해고자 등 모든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둘째, 노조 임원을 조합원 중에 선출해야 한다는 노조법 제23조 1항 요건 삭제다. 노조가 임원을 자유롭게 선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고용노동부는 패널 보고서를 요약 공개하는 자리에서 "세 가지 권고 사항 중 우리 노조법과 관련한 두 가지는 지난해 12월 법 개정으로 이행되었다고 판단한다"며 "앞으로 한국 정부는 현재 국회 외통위에 계류 중인 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EU에 전문가 패널의 권고사항이 최근 노동법 개정을 통해 해소되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대노총 "패널 보고서 이행 관련 정부 주장, 사실이 아니다"

양대노총은 26일 각각 성명을 내고 "정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근로자의 정의'를 협소하게 정의한 노조법 2조 1호는 개정되지도 않았고 '근로자 아닌 자'의 노조 가입을 막은 2조 4호 라목에서는 (해고자의 가입을 막은) 단서조항만 삭제됐다"며 "이에 따라 정부는 여전히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을 '근로자 아닌 자'로 보고 노조설립 신고서를 반려하거나 신고증 교부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노총은 "노조법 23조 1항 역시 국제노동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며 "법 개정에 따라 '노조 임원은 조합원 중에서 선출돼야 한다'는 요건이 삭제됐지만 기업노조 임원은 사업장 종사자 가운데 선출되도록 규정돼있어 해고자, 구직자 등은 기업노조에 가입해도 조합원의 당연한 기본권리인 임원과 대의원 등 피선거권은 인정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전문가 패널의 최종권고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려 하기보다는 홍보에 급급한 정부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이제라도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강구하고, 전문가 패널의 권고사항을 온전히 반영해 국제노동기준에 미달하는 국내 법 제도에 대한 후속 개정조치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노조법 2조 1호를 모든 노동자가 노조를 만들 수 있도로 개정하기 전에는 협정문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기업노조 임원을 사업장 종사자로 제한한 개정 노조법 23조 1항에 대해 정부는 기업별 노조가 중심인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하지만 전문가 패널은 이미 결사의 자유 원칙 적용에서 기업별 노조와 비기업별 노조를 구분할 근거가 없다고 명시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어제 고용노동부의 발표대로라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요, 분쟁을 야기하는 골칫거리가 될 뿐"이라며 "다가오는 2월 국회에서 국제적 분쟁을 야기할 소지가 뻔히 보이는 노조법을 전면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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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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