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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석줄 사과' 변창흠, 국민과 유족이 용서해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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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석줄 사과' 변창흠, 국민과 유족이 용서해야 인정"

정의당 '데스노트' 일단 보류, 인사청문회 거쳐 판단할 듯

정의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구의역 사망 사고 관련 변 후보자의 부적절한 발언과 임대주택 거주자를 '못 사는 사람들'로 표현했던 발언 등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의당 전직 대표이자, 변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인 심상정 의원은 "퇴출"이라는 표현까지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담당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일한 정의당 의원인 심상정 의원은 22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후보자의 과거 망언들로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그토록 참담한 말로 유가족과 시민의 마음을 헤집어 놓고, 그토록 상투적인 '3줄 사과'로 진정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니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이냐. 이 말이야말로 어제도 오늘도 죽음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산재 공화국' 대한민국을 만든 말"이라고 비판하면서 "바로 그런 인식을 바꾸고자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고 이한빛 PD 아버지께서 이 엄동설한에 목숨을 걸고 국회 앞을 지키고 계신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심 의원은 "정부와 정치권에 생명과 인권에 관한 이런 저급한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지금까지도 미뤄지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사람이 먼저다'를 내건 정부라면 이런 시대착오적 인식부터 점검하고 퇴출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문법상 '퇴출'의 주어는 '인식'이지만,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이런 표현을 사용한 함의가 주목된다.

심 의원은 "변 후보자가 주택정책에 있어 진일보한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안에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하는 것이 변 후보자를 향한 민심"이라며 "국토부 장관은 우리나라에서 산재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교통 분야의 안전을 지휘해야 할 자리"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국민의 이해와 유가족의 용서가 전제될 때에만 정의당은 변 후보자를 장관 후보자로서 인정할 수 있다"며 "정의당에는 합격자, 탈락자 명부가 따로 없다. 오직 국민의 마음 속에만 그 명부가 있다"고 했다. 이른바 '정의당 데스노트'에 대한 부담감을 표현하면서도 사실상 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지난 18일 처음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장혜영 원내대변인 명의로 변 후보자의 '사죄'를 촉구하는 공식 입장을 냈다. 김종철 대표는 2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청문회를 지켜보며 종합적으로 부적격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과를 요구하고 시간을 줬음에도 변 후보자 측의 반응이 기대 이하라는 게 정의당의 전체적 기류다. "사과를 요구했는데 돌아온 사과라는 것이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장혜영)였다는 것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변 후보자의 장관 자격 적부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이 논의될 것으로 점쳐졌는데, 장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에 대해 "결론을 지금 딱 내린 것은 아니고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라면서도 "(의원단은) 변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 문제의식을 강하게 느끼고 있고,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전에는 굉장히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국민의 이해와 유족의 용서 없이 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은 어렵다"며 "변 후보자가 일관되게 보인 주택정책에서의 개혁성을 긍정적으로 참고했기 때문에 (지난 18일 이후) 인내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사과하라고 했는데 달랑 3줄짜리 사과를 했다. 진정성 있는 행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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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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