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김군'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측이 김군의 동료들에게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자진 사퇴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동료들과 만나 사과하는 모양새를 취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섞인 거절로 풀이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삼고로 숨진 김군의 동료들이 참여하는 서울교통공사노조 PSD1지회는 21일 입장문을 내고 "오전 변 후보자 측으로부터 구의역 김군의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만날 수 있겠느냐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노조는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는 변창흠 내정자에게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는게 도리'라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 바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변 후보자가 진정 국민을 위해 공직자로서 일하고자 한다면, 유가족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진심어린 사과를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에는 분명한 선을 그은 탓에, '위기관리용 제스추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노조는 "사과를 받아야 할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 김군"이라며 "유족을 만나서 또한번의 고통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노조는 "사고 후 4년이 지나도록 저희는 공식석상에서 김군을 이름으로 부르지 못하고 여전히 '김군'이라 부르고 있다"며 "사고 이후 김군의 어머니께서는 잊혀지길 바랐고, 그 뜻을 존중하고자 저희는 이름이 아닌 김군이라 부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변창흠 후보자의 사퇴가 저희 입장임을 분명히 전달했다. 지금이라도 사퇴하기 바란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또 "변창흠 내정자와 더불어민주당은 알아야 한다. 말은 번복할수 있지만, 산재 사망으로 죽은 노동자는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하루빨리 제정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변 후보자는 2016년 SH공사 사장으로 재직 당시 공식 회의석상에서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다",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는 등의 언급을 한 것이 최근 알려져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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