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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청년조직 출범 앞서 "文정부가 김학의 불법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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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청년조직 출범 앞서 "文정부가 김학의 불법사찰"

손발 안 맞는 '투톱'…김종인 'MB·朴 사과' 추진에도 친박 중진이 딴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라며 절치부심을 다짐했던 국민의힘이 연말 정국을 앞두고 다소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이 신경써 준비한 청년조직 출범식을 앞두고 원내지도부가 '별장 성접대' 의혹 당사자인 김학의 전 법무차관을 문재인 정부가 불법사찰했다고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김종인 위원장이 과거 정권과의 단절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 탄핵·유죄판결 관련 대국민사과'에 대해서도 공개 반발이 터져나왔다.

국민의힘은 6일 당내당 형태의 청년조직 '청년국민의힘' 출범식을 갖고 2030 세대 표심을 겨냥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불공정하고,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게 21세기에 자라난 세대의 기본적 기준"라며 "우리나라 정치에 있어서도 변화가 좀 있어야 한다. 변화를 담당하는 주역은 이 시대를 같이 호흡하는 젊은 세대"라고 청년 세대를 호명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에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1970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아직 그런 사람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새로운 세대가 나라의 중대 영역을 담당하고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많은 청년들을 당 속에 포함시키도록 노력을 해서 영역을 확대하고, 그 힘으로 정책도 개발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기득권 정치 세력들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청년조직 출범식을 3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공익제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 원내대표가 '공익제보'라며 밝힌 내용의 골자는 "법무부가 지난해 민간인이었던 김학의 전 법무차관을 긴급 출국금지하기에 앞서 일선 공무원을 동원해 100여 차례 이상 불법으로 출국정보를 뒤졌다. (이는) 민간인 불법 사찰"이라는 것이었다.

주 원내대표와 검사장 출신 유상범 의원 등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관련 철저 수사를 지시한 이후 △법무부(당시 박상기 장관)의 출입국 담당 공무원들이 177회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출국정보 등을 조회했다면서 △해당 공무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대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며 수사 미진시 특검까지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전 차관 역시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고, 정부에 의해 부당하게 기본권에 제약이 가해졌다면 보편적 인권옹호의 차원에서 누구나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인권보호 원칙에만 집중하면 되는 인권단체와는 달리, 선거를 앞둔 시기의 제1야당이, 그것도 당의 2인자인 원내대표가 앞장서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온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이 나온다.

더구나 김 전 차관이 당시 받고 있었던 혐의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별장 성접대'를 받았다는 것이었고, 항소심은 금품 4300만 원 수수 부분에 대해서는 그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지만 성접대 부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면소 판결을 했다. 여성단체 등이 고발한 그의 특수강간 혐의는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법원의 이같은 결정에 대한 여론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물론 그에 대한 사법부 판결의 적합성과, 그가 행정부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주 원내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은 국민의힘이 김 전 차관과 입장을 같이한다는 인상을 남긴 것 역시 사실이다. 국민의힘 청년조직이 출범식을 앞두고 낸 사전 보도자료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전국의 청년·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들과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는 메시지가 엉킨 면이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리얼미터가 교통방송(tbs) 의뢰로 '문 대통령의 김학의·장자연 사건 철저 수사 지시가 적절했느냐'를 조사했을 때 전체 응답층의 67.0%가 '적절한 조치'라고 답했는데, 20대에서는 80.7%가, 30대에서는 79.9%가 '적절하다'고 답해 전체 연령층보다 더 비판적인 인식을 보였었다.

비슷한 시기, 같은 기관이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김학의·장자연 사건 특검 도입 여부'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연령층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찬성이 71.7%였으나 20대는 81.8%, 30대는 무려 87.1%가 특검 도입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즉 김 전 차관 의혹에 대해 2030 세대는 고연령층보다도 특별히 더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친박 서병수 "탄핵 사과? 지금은 때가 아니다"

김 전 차관 관련 논란은 여성·청년 이슈에 대한 당의 민감성이라는 측면 뿐 아니라, 그가 박근혜 정부 고위직 인사였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와의 단절'이라는 측면에서도 정치적 해석을 낳을 소지가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 탄핵·유죄판결 관련 대국민사과에 대해서도 이날 국민의힘 내에서는 공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시장 출신 친박 중진 서병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과연 우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된 데 사과를 하지 않아서 대한민국 우파가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냐"며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이미 수 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당 차원의 사과를 한 바 있다"며 "지금은 우파 전체를 적폐로 몰고, 행정·입법·사법을 장악해 독재를 꿈꾸는 무도한 좌파 586 세력을 단죄하기 위해 당 내외의 세력들을 한데 모으고 당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서 의원은 "그런 다음 저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정상적인 법과 원칙에 따른 재평가 후에 공과를 논해도 늦지 않다. 그것이 우리가 만든 대통령에 대한 올바른 도리이자 우파의 상식"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비판과 사법적 판단이 '억지·모함'이며 따라서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강경우익 세력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청년조직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그것(전직 대통령 관련 사과)은 내가 국민의힘에 처음에 올 때부터 미리 예고했던 사항"이라며 "그 동안 여러 가지를 참작하느라고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시기상으로 봐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라고 대국민사과를 강행할 방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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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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