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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탄소중립 앞당긴 바이든 시대, 그렇다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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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2050 탄소중립 앞당긴 바이든 시대, 그렇다면 어떻게?

[초록發光] 기후에너지 정치의 거점, '지역 에너지센터'가 필요하다

미국 대선 결과 바이든이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바이든은 그의 공약으로 취임 첫날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고, 100일 이내에 기후정상회의를 소집해 주요배출국의 2030년 목표 상향을 설득하겠다고 했으며, 기후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가 생산하는 고탄소제품에 탄소국경세 등의 조치를 취하고, 기후목표 달성과 무역 정책을 연계해 파리협정 목표 상향을 무역 협정의 조건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 이후 분열된 미국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그에게 닥친 초단기 과제이긴 하겠지만, 선거 기간 내내 기후위기가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했으니, 그의 공약은 곧 실천될 확률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8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을 발표했고, 11월 3일 국무회의를 통해 "결코 가볍지 않은 무거운 약속"이며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세계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면서도 "화석연료 의존이 높으면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아직 낮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로서는 더욱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를 위해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정교하게 가다듬으면서 온실가스 감축 계획도 재점검해" 주기를 요청했고, 산업계의 전환 노력은 물론, 선도적인 지자체들의 사례를 모든 지자체로 확산하고 민간의 참여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국민 공감대 형성도 요청했다.

이제 우리는 2050 탄소중립과 1.5℃ 온도상승을 막기 위해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최근에 임명된 국무총리 그린뉴딜 특별보좌관은 탄소 중립 경로와 세부계획, 실행체계, 실행력, 규모의 싸움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2050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합의해야 하는 원칙 5개를 제안했다. 그것은 기후위기 대응 최우선 원칙, 이에 따라 모든 부처는 탄소중립 목표를 담은 정책들을 주류화시키고, 이를 실행할 법과 조직체계를 개편해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며, 에너지전환을 가속화시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분산에너지전략과 지역역량 강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고, 17개 광역과 226개 기초지자체를 있는 광범위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하며, 탄소의 환경비용을 세금과 가격제도에 반영해 기업에 탄소중립에 대한 시그널을 주고 기술혁신과 전환을 준비할 수 있는 지원을 해야 하며,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길에 약자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누가 어떤 말을 하든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은 전면적인 사회시스템 개혁을 의미한다. 엄청난 변화가 동반되는 일이고 어쩌면 예측하지 못하는 혼란의 시간과 수많은 갈등을 동반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폭풍 전야처럼 고요하다. 누군가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리둥절하고, 누군가는 전환할 타이밍을 보고 있는 듯하지만, 몇몇 기업들의 움직임이 발 빨라 보인다. 더이상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하고, RE100 기업을 선언하기도 하며 재생에너지 투자 펀드를 긴급히 신설하기도 하고 있다. 어쩌면 가장 늦은 대응은 정부에서 나올지도 모르겠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NDC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했고, 대국민 토론회까지 거친 LEDS 논의에도 2050 넷제로 계획은 없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힘을 합해 2030년까지 2010년 배출량의 45%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가와 중앙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도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진행하고 산업계와 소통하면서 역할을 요청하고, 그린뉴딜, 특히 지역균형뉴딜을 통해 지역을 지원하면서 지방정부에게도 책임을 맡길 것이다. 서울과 충남 등 몇몇 지방정부는 자발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그린뉴딜 정책을 수립하고 정책 실행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지금 수립한 그린뉴딜 정책이 제대로 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시나리오, 로드맵이 없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도 아니고, 그린도 아니라고 평가해 왔다. 그런데 이제 국회도 정부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를 선언했고, 그 목표를 향해 할 수 있는 것들, 해야 하는 것들을 모두 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역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기후위기대응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확정하고, 행정·의회·시민·기업·NGO·공공기관·대학·연구기관·지역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에너지분권과 분산에너지시스템으로의 전환 과정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기후적응 계획을 수립해 기후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 위드(with) 바이러스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결국 기후위기 대응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이런 활동들은 지역 역량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며 지역이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지역 주도의 그린뉴딜 정책 실현을 위한 지역 거점기관'으로 '지역 에너지센터'를 제안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과 그린뉴딜 정책이 지역사회에 확산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역 에너지센터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중장기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범적으로 내년에 25억 원의 사업비가 지역 에너지센터 지원으로 예산편성 되었고, 12월에 공모를 통해 지원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지역 에너지센터가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을 지역 주도로 실행하는 기구라는 점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굳이 명칭도 지역 에너지센터라고 할 필요가 없다. 필자는 '지역 기후에너지센터'라 칭하지만, 어떤 지역에서는 '탄소중립센터'라고 할 수도 있고 '그린뉴딜 센터'라고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센터의 역할이다. 기후에너지센터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에너지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을 진행하기 위해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전환 플랫폼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 기후에너지센터는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거버넌스의 메타 거버넌스 역할을 하고, 지역 역량을 강화하는 거점이 되어야 하며,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며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넓은 의미의 정치 기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제안해보자면 기후 에너지센터는 중앙과 기초를 잇는 미드필드 역할을 하고, 지역에서 발생하는 갈등 예방과 조율을 위한 조정 기능을 해야 한다. 사업비를 걱정하지 않도록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지역에서 전문적인 상근 인력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람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 역량 강화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다. 기후에너지거버넌스는 메타 거버넌스로써 부서간 통합 정책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특정 인물이나 기관에 의해 편향되지 않도록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지역 기후에너지센터는 기후에너지 정치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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