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촉발된 '추미애-윤석열 대립'이 크게 격화될 전망이다.
윤 총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자신이 라임 사태 주요 피의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향응 제공' 진술에 대해 축소·은폐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법무부 수사지휘 내용에 대해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윤 총장은 "제가 수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사람이고, '검사 접대' 보고를 받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지 않게 철저히 조사하라. 가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했으며, 김모 씨(김봉현을 지칭)가 검사를 접대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10분 안에 '김 씨 등 대상으로 철저히 조사해 색출하라'고 했는데 무슨 근거로 총장이 부실 수사와 관련돼 있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법무부 수사지휘 내용을 정면 비판했다.
윤 총장은 자신이 수사지휘권 발동 직후 '중상모략'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사실상 시인하며 "중상모략이라는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오늘 오전 9시 55분 (검사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글을 게시하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언급하며 "라임 사건은 총장인 제가 라임 부도 사태가 터지고 사건 처리가 미진하기 때문에 인력을 보충해 지난 2월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그 후에도 수사 인력을 보강해 현재 제가 파악하기로 50여 명을 기소하고 30여 명을 구속기소했다. 부도 규모에 비해 (구속자가) 적기는 하지만 수사 내용이 풍부하고 남부지검 수사팀이 전현직 지검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해 수사한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또 검사 인사 관련 자신이 사실상 인사 협의에서 배제됐던 데 대해 "종전에는 법무부 검찰국에서 안을 만들어 오면 총장이 대검 간부들과 협의했다"며 "저보고 '법무부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인사안(案)은 이미 다 짜져 있었다. 그런 식으로 인사를 하는 법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아가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이 총장과 협의하라는 법 취지는) 보여주는 게 '협의'가 아니다. 법에서 말하는 인사 협의는 실질적으로 논의하라는 것"이라고 추 장관의 처사를 작심 비판했다.
윤 총장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이날 <동아일보> 보도 등으로 여권 대상 로비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데 사실이냐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질문에는 "저는 반부패부장과 차장에게 보라고 했고 구체적 내용은 보지 않았다.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