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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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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제안한다

세금 먹는 하마 '포항 컨벤션센터'가 아닌 시민이 원하는 '포항시립박물관' 필요

▲박창호(시민운동가) ⓒ독자제공

박물관을 가진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도시 포항을 꿈꾼다. 포항은 바다와 산이 있고 우수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최근 들어 포항시는 철강 산업도시 포항이라는 장점은 살리면서도 ‘문화 관광 도시 포항’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뭔가 빠진 것 같고 허전하다.

포항의 정체성, 포항의 역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포항 시민으로서 포항의 역사를 집대성하여 보여주고 느끼고 배우게 하며, 자라나는 후세대로 하여금 자부심을 가지게 할 포항시립박물관을 꿈꾸는 것은 지나친 기대가 아닐 것이다.

포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대다수가 영일만, 포스코, 해병대 등 현재의 포항을 상징하는 단편적인 이미지들은 떠올라도 포항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종합적이고 일관된 이미지들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것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항시립박물관이 될 수 있다. 포항은 역사가 아주 오랜 곳이다.

청동기 시대의 유물인 고인돌이 기계천 주변 마을과 포항 곳곳에 약 300개 분포되어 있고 곳곳의 암각화 등이 포항에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집단을 이루어 생활해왔던 곳임을 보여 준다. 한반도에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포항의 역사는 시작되었고 시골 마을 산과 바다 들판과 골목 하나에도 숱한 이야기와 함께 현재의 포항으로 이어져 왔다. 포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충분히 가져도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포항의 역사와 선인들의 숨결을 제대로 느끼고 볼 수 있는 종합적인 박물관 하나 없는 곳이 포항이다. 어느 도시에서든 그 지역의 박물관에 들르면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재를 볼 수 있다.

경주와 대구에는 국립 박물관이 있지만 포항에 국립박물관까지는 아니어도 포항인의 정성을 모은 시립 박물관 하나 정도는 가져야 할 때이다. 밀양이나 경산 같은 포항보다 작은 도시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박물관을 짓고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성도(省都)인 주요 도시를 가면 도시마다 박물관이 있고 그 도시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봉건왕조를 무너뜨리고 외세에 저항하며 현대의 중국을 있게 한 중화민국의 건립과 현 중국 정부의 건립을 위한 민중의 투쟁과 희생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도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선거 때만 되면 많은 정치인이 저마다의 지역의 개발 공약을 내세우지만 포항의 역사를 기리고 배울 종합박물관을 세우겠다는 공약은 아직 없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포항시는 엉뚱하게도 이미 경주와 구미에서 매년 수십억 식 적자를 보고 있는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다수 포항 시민들은 포항시의 이러한 행정 방향에 대하여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포항시 행정의 방향은 누구를 위하여서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한다.

이제 다리 하나를 더 만들고 도로를 더 만들겠다는 토목공사를 치적으로 내세우는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가꾸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포항시 규모의 도시에서 제대로 된 박물관 건립은 자방자치 단체장의 의지만으로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행정이 먼저 나서야 한다.

예산도 예산이지만 소장품들도 기관 단체와 개인들의 기부와 대여라는 방식으로 협조를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고 자발적 참여를 통해서야 제대로 된 박물관이 설립이 가능하다.

포항 시립 박물관에 포항의 역사와 문화, 긍지를 담자. 한반도에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함께 시작된 선사시대의 역사도 담고, 신라 고려 조선을 면면히 이어져 온 향토사도 담아야한다.

또 왜구로부터 포항을 지켜왔던 호국의 역사와 외세에 분연히 일어섰던 구한말 의병항쟁의 정신도 담고, 동족상잔의 역사에서 포항을 지켜왔던 학도의용군의 호국 혼도 담고, 산업의 쌀을 만든 철강도시의 철강 역사도 함께 담자. 힘들고 고통스럽던 역사도 담고 영광의 역사도 함께 담자. 그리고 그 역사를 통하여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포항시립 박물관 건립운동’ 자체가 후손들에게 하나의 역사가 되게 하자. 아이들에게 역사를 통하여 포항인으로서 자긍심을 만들어 주는 것이 오늘 우리들이 해야 할 의무가 아닌가? 이미 타지역에서 보듯 세금 먹는 하마 될 포항 컨벤션센터가 아니라 진정으로 시민들이 원하는 포항시립박물관을 먼저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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