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어 옹호하는 논평을 냈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입니다. 그리고 야당은 ‘가짜 뉴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군 장병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발표한 오후 서면 브리핑 중 논란이 된 대목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추 장관의 아들 의혹이 야당발 '가짜뉴스'라고 비판하며, 무릎 수술을 받았던 추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한 것이다.
'위국헌신군인본분'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뒤, 중국 여순 감옥에서 순국 직전 남긴 유묵의 내용이다. 나라를 위하여 헌신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뜻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식에서 인용한 바 있다.
박 원내대변인은 해당 논평에서 "명확한 사실관계는 추 장관의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추 장관 아들과 함께 카투사에 복무했던 동료도 '서 씨에게 어떠한 특혜도 없었고 오히려 모범적인 군 생활을 했다'라고 증명했다"고 했다.
그는 서 씨가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군 복무를 마쳤다는 점을 강조해 옹호하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의와 공정성 논란으로 번진 이번 사태를 민주당이 과도하게 방어한다는 여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독립투사인 안중근 의사의 유언을 서 씨의 군복무에 빗대어 이를 실천했다고 한 것은 도를 지나친 추 장관 엄호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반칙과 특권에 왜 난데없는 안중근 의사를 끌어들이나"라며 "민주당은 대한민국 독립의 역사를 오염시키지 말라"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장관 아들 한 사람 구하려다 집권 여당이 이성을 잃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나오는 용비어천가"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 원내대변인은 세시간 뒤 논평을 수정했다. 해당 문단을 삭제한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해당 부분을 삭제한 것으로 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결국 "오늘 논평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논평하겠다"는 공지로 고개를 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