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택자였던 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서울 강남 주택 처분 방법으로 자녀 증여를 선택해 구설에 휘말렸다.
증여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아파트의 전세금을 4억 원 올려받은 직후 임대료를 급격히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28일 민주당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아파트(12억3600만 원)를 처분해 3주택자에서 2주택자가 됐다.
그러나 매각이 아니라 자신의 차남에게 증여하는 방식을 택해 뒷말이 나왔다. 이 아파트의 시세는 18억2500만 원 수준으로 호가는 2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증여 이후 세입자를 변경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기존 세입자가 떠나면서 지난 12일 새 세입자가 들어왔는데, 기존보다 4억 원(61.5%) 뛴 10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지난달 야당의 반대 속에 국회를 통과한 전월세 상한제(5% 초과 인상 불가)는 같은 세입자에게만 적용되기에 위법은 아니지만, 법 취지와는 상충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세금을 올려받은 8일 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점도 뒤늦게 도마 위에 올랐다.
개정안은 전세 계약을 월세로 전환할 때 월세를 과도하게 책정할 수 없도록 전환율을 낮추는 내용이 골자이기 때문에 '내로남불'이 아니냐는 것이다.
김 의원 측은 "다주택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차남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점에 부모 입장에서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증여로 정리하자고 결정했고, 6억 원 넘는 증여세도 정상적으로 냈다"고 해명했다.
전세금 인상에 대해선 "증여 과정에서 원세입자가 나가게 되면서 공인중개사에 전세를 내놨다"며 "시세대로 하다 보니까 그렇게 진행됐으며, 같은 세입자에게 인상해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 의원은 동교동 사저와 노벨평화상 상금을 놓고 이복형제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은 2002년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금품을 받고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노무현 정부 때 사면받기도 했다.
여권에선 김 의원이 김 전 대통령의 자녀라는 이유 등으로 문제를 삼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 의원과 함께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양경숙 의원이 부동산 명의 신탁 문제로 당에서 제명되고 고발까지 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3선 중진 의원은 "DJ 아들이란 상징성도 있지만 김 의원의 경우 민주당이 어려울 때 호남에서 앞장서 도왔기 때문에 마음에 빚이 있는 것"이라며 "비례대표도 받고 일종의 성역이 됐지만 그럴수록 처신을 잘 해야 하는데 여러모로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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