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부동산 문제와 관련, 국민이 정부 정책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또 자신의 서울 반포동 아파트와 관련해선 "제 아파트 값 오른 게 우리 정권에서 올랐나. MB (정부) 때도 올랐다"라고 말하며 야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노 실장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재 부동산, 집값 상승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안정화 정책에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재 미래통합당 의원은 노 실장에게 첫 질문으로 "지금 국민이 가장 분노하는 게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노 실장은 이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종합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분노하지 않고 모든 국민이 동의한다는 것이냐"고 되묻자, 노 실장은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눈 감고 귀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노 비서실장에게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얼마냐"고 물었지만, 노 비서실장은 즉각 대답하지 않았다. 김 의원이 "본인이 강남에 살고 부동산 차액으로 5억 원을 버니까 얼마 아닌 것처럼 보이느냐"고 재차 묻자, 노 비서실장은 "제가 그 집에서 15년을 살았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모든 국민이 부동산으로 분노하고 있다. 매일 (언론에) 나오지 않나. 아파트 평균값을 모르시냐"면서 언성을 높였다. 노 비서실장은 "서울 전체로 보면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억 원 정도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 "알면서 뭐하는 것이냐? 장난하느냐?"고 따졌고, 노 비서실장은 "장난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느냐, 제가 이 자리에서 제가 장난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 실장은 김 의원이 거듭 노 실장의 서울 반포동 아파트 시세 차액을 언급하자, "아파트 값 오른 게 우리 정권에서 올랐나. MB(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에서 안 올랐나"며 "제 아파트는 MB 정권 때도 올랐다"고 따져묻기도 했다.
질의 시간이 종료되고 김 의원의 마이크가 꺼졌음에도 두 사람의 설전은 계속됐고, 여기에 동료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김태년 운영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집단 설전은 5분 가까이 지속됐다.
노영민 "김조원과 싸운 적 없다" 김외숙 "언쟁한 적은 있다"
노 실장은 한편 청와대 참모 다주택 처분 권고와 관련해 김조원 전 민정수석과 다퉜다는 의혹에 대해 "(김 전 수석과) 싸운 적 없다"고 말했다.
노 실장의 주택 처분 지시에 김 전 수석이 반발하면서 공식 석상에서 서로 언성을 높이며 싸웠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노 실장의 거듭된 부인에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은 김외숙 인사수석의 출석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김 수석에게 "지난달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이 2주택 처분 때문에 싸운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김 수석은 "싸우신 적은 없다. 언쟁하신 적은 있지만"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의 때 의견이 다르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며 "그건 두 분 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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