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다시금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14일 신규 확진자가 지난 4월 초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전 0시 현재 신규 확진자 수가 10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발생 신규 환자가 85명, 해외 유입 환자는 18명이었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만4873명(해외 유입 2618명)으로 늘어났다.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은 건 지난 달 25일(113명) 이후 20일 만이다. 당시는 해외 유입 사례가 이라크 귀국 건설 노동자와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박 집단 감염으로 인해 급증하면서 일어난 일시적 현상이었다.
지역감염이 주축이 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세자릿수까지 오른 건 지난 4월 1일(101명) 이후 약 4개월여 만이다. 지역발생 확진자 수로만 보면 3월 31일 88명 이후 136일 만에 이날(85명)이 가장 많다.
지난 10일(28명) 이후 국내 지역 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급기야 12일 54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이틀 만에 103명까지 늘어나 짧은 기간 안에 이틀 간격으로 두 배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리아 집단 감염과 교회 등을 통한 소규모 감염 전파가 확산하면서 지역 발생 환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롯데리아 종사자 모임과 관련한 확진자 수는 15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4명의 확진자가 새로 발견됐다.
서울 시내 롯데리아 각 지점장을 포함해 19명이 지난 6일 서울 광진구에서 모임을 가졌고, 이 모임 참석자 중에서만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 전까지 이들 대부분이 롯데리아 각 지점으로 출근한 만큼, 이곳을 통한 추가 감염이 급속히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리아는 불특정 다수가 짧은 시간 안에 오가는 곳인 데다, 확진자가 나온 매장 상당수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서 13일 오후까지 누적 확진자 12명이 나왔고,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이날 현재 13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교회를 통한 감염도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이날 사랑제일교회를 폐쇄하고 관련 인원 1897명을 검사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서울 남대문시장 상가와 동대문패션타운 통일상가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곳 역시 서울의 대표적인 밀집 유동인구 증가 지역이다. 남대문시장 상가 관련 확진자는 11명으로 늘어났다. 향후 확산 추세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국내 신규 확진자 85명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31명의 새 확진자가 나왔고 경기도에서 38명, 인천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수도권에서만 72명의 신규 확진자가 집중됐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정부는 수도권에 한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내 감염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상황이 좀 더 악화되면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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