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지만, 첫발부터 제동이 걸렸다. 자당 몫으로 추천한 공수처장추천위원회 위원의 사건 수임 논란으로 인선을 번복하게 된 것.
민주당은 13일 오전 공수처장 추천위원에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장성근 전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변호사)을 추천했다고 밝혔으나, 장 변호사가 'n번방' 사건 피의자 조주빈의 공범인 강모 씨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월 구속된 강 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조주빈에게 박사방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건네는 등 공범 역할을 했고, 이와는 별개로 자신의 고교 은사 딸에 대한 살인을 청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 씨는 지난 2018년에는 같은 고교 은사에 대해 협박·스토킹 등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는데, 장 변호사는 이때 강 씨의 변호를 맡았었다. 이로부터 2년 후, 강 씨가 다시 조주빈의 공범 등 혐의로 구속되자 이전에 사건을 맡았던 인연으로 재차 그의 변호를 맡은 셈이다.
장 변호사는 "피의자 부모와 예전부터의 인연으로 부득이하게 사건을 수임했고 현재 사임계를 제출한 상황이나, 이 부분이 공수처 출범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친다면 개인적으로 역사적으로 용납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위원 재추천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 추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의원은 "심심한 유감"이라며 "조속히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선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백 의원은 "(변호사의) 사건 수임은 당사자가 공개하지 않는 한 인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라는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할 때 더욱 세밀하게 살폈어야 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