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택시에서 성추행 등을 당했다는 진정서가 접수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택시 기사가 회사에 사직서를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그 배경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달 25일 오전 0시 20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에서 택시에 타고 있던 A모(49·여) 씨.
당시 혈중알콜농도 0.15%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팔복동에 있는 택시회사 차고지에서 기사가 잠시 내린 사이 택시를 직접 몰고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 인근까지 약 50㎞ 가량을 운전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택시회사 차고지에 있던 다른 택시를 들이받기도 했다.
택시가 차고지까지 간 이유는 A 씨가 택시에서 내리지 않아 차고지까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는 벌곡휴게소 전방 3㎞ 인근까지 간 뒤 3.5톤 화물차를 추돌하고 '질주'를 멈췄다.
A 씨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지만, 이후 경찰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진정서의 주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진정서가 경찰에 접수된 후 택시기사는 지난 13일 택시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에 대한 배경에 대해 해당 택시회사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 앞으로 전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택시기사가 사직서를 제출한 당일 경찰은 전주시에 해당 택시에 대한 운행정보가 모두 담겨 있는 '택시 운행정보 관리시스템(팀스:TIMS)'상 정보를 요청했고, 관련 자료를 받아갔다.
팀스 시스템에는 택시의 구간 운행정보부터 승객 탑승 여부, 정차 시간, 요금부과 내역 등 모든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에 사건 당일 밤 사고택시를 둘러싼 베일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찰은 택시 내부에 설치된 블랙박스도 회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는 이 블랙박스 칩이 사라졌다는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진정 내용 등으로 볼 때 주장이 전혀 신빙성이 없지는 않다고 판단해 택시기사와 진정서를 접수한 여성을 한 차례 불러 조사했고, 택시기사에 대한 추가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며 "블랙박스 등 수사에 단서가 될 만한 관련 자료들은 현재 분석을 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설명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