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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선거법이 꼼수 없이 지켜졌다고 가정해 봤다...의석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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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선거법이 꼼수 없이 지켜졌다고 가정해 봤다...의석수는?

선거법 파괴 결과, 민주당은 11석, 통합당은 4석 초과 이익…소수정당 반토막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정당 득표율 1위를 차지함에 따라 전체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19석을 가져가게 됐다. '위성 정당'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통합당이 그로 인해 얻은 추가로 이득을 본 의석은 4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오전 10시 30분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비례대표 선거 개표를 모두 마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정당 득표율은 미래한국당 33.84%, 더불어시민당 33.35%, 정의당 9.67%, 국민의당 6.79%, 열린민주당 5.42% 등으로 집계됐다. 여기까지가 3%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는 정당들이다. 이들을 법률상 용어로는 '의석할당정당'이라고 한다.

민생당은 2.71%에 그쳐 3% 기준을 채우지 못했고, 다른 정당들은 그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기독자유통일당 1.83%, 민중당 1.05%, 우리공화당 0.74%, 여성의당 0.74%, 국가혁명배당금당 0.71%, 친박신당 0.51% 등이었다. 원외 진보정당인 녹색당은 0.21%, 노동당은 0.12%에 그쳤다.

3% 이상 득표한 5당의 의석 배분은, 개정 공직선거법 본문과 부칙 조항에 따라 먼저 30석(이른바 '캡' 적용 대상)을 준연동형 규칙에 따라 배분한다.

30석의 배분은, 국회의원 정수(300석)에서 의석할당정당이 추천하지 않은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 수(무소속 5명)을 빼고, 이 295석을 비례대표 득표율로 나눈다. 이때 득표율은 전체 100%가 아니라 의석할당정당의 득표율 합계를 모수로 한다. 여기에서 '연동형' 룰에 따라 지역구 당선자 수를 빼고, 이를 다시 50%로 나눈다.

정당득표율 1위인 한국당을 예로 들면, 전체 의석할당정당 득표율 합계 89.07% 대비 한국당 득표율 33.84%에서 지역구 당선자 수(0석)을 빼고, 이를 50%로 나누면 연동배분 의석 수는 56석이 된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계산하면 더불어시민당은 55석, 정의당은 16석, 국민의당은 11석, 열린민주당은 9석이 된다. 이들 연동배분의석수를 모두 더하면 147석으로, '캡' 30석의 범위를 초과하기 때문에 분모를 147석에서 30석으로 축소 조정하는 비례식을 적용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189조 2항 3호 및 부칙 4조 1항 다목)

즉 준연동형 룰이 적용되는 '캡' 30석의 비율은 한국당은 11.43석, 시민당 11.22석, 정의당 3.16석, 국민의당 2.24석, 열린민주당 1.84석이 된다. 선거법에 따라, 정수 부분을 우선 배분하고 잔여 의석수(2석)를 소수점 아래 부분이 큰 순서대로 열린민주당과 한국당에 1석씩 배분하면 30석 '캡' 가운데 한국당은 12석, 시민당 11석, 정의당 3석, 국민의당·열린민주당 각 2석을 가져가게 된다.

선거법 부칙에 따라, 30석 '캡' 밖의 17석에 대해서는 득표율 비례로 배분하고, 역시 정수 부분을 먼저 배정한 후 소수점 이하 숫자가 큰 당에 잔여 의석을 배분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17석은 한국당 7석, 시민당 6석, 정의당 2석, 국민의당·열린민주당 각 1석으로 나뉜다.

'캡' 안의 30석과 밖의 17석을 합치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은 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이 된다.

ⓒ프레시안

거대 양당은 '연동형' 규칙을 어떻게 왜곡시켰나

만약 민주당·통합당이 '꼼수'로 지적되는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고 지역구 의석과 비례 의석을 연동시키는 선거법 취지에 충실히 따랐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시민당의, 통합당이 한국당의 득표율을 그대로 얻었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이 정당득표율 33.35%에 따른 연동배분 의석수를 초과하게 됨에 따라 30석 '캡'에서는 0석을 배정받는다. (33.35%에 해당하는 할당의석 수는 약 110석, 민주당 지역구 당선자 수는 163석)

지역구 의석이 84석에 그친 통합당이 정당 득표율을 33.84%(295석 기준 112석 할당)을 받았다면, 할당 기준 112석에서 84석을 뺀 28석의 50%, 즉 14석이 통합당의 연동배분의석수가 된다.

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은 그대로라고 할 때, 민주당 0석, 통합당 14석, 정의당 16석, 국민의당 11석, 열린민주당 9석 등 연동배분의석수 합계 50석을 30석으로 나누면 통합당 8.4석, 정의당 9.6석, 국민의당 6.6석, 열린민주당 5.4석이 되고, 최종적으로는 '캡 30석'에서의 의석 배분은 정의당 10석, 통합당 8석, 국민의당 7석, 열린민주당 5석이 된다.

이를 '캡' 밖의 17석 배분(현재와 동일)과 합하면 47석의 비례 의석은 민주당 6석, 통합당 15석, 정의당 12석, 국민의당 8석, 열린민주당 6석이 됐을 것이다. 위성 정당이라는 '규칙 파괴자'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통합당의 경우, 위성정당 창당으로 인한 도의적 비난과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고도 연동형비례대표제의 정신을 지켰을 때보다 실제로 더 얻은 이득이 고작 4석에 그친 꼴이다. 민주당은 연동형 정신을 지켰을 때보다 위성정당 창당으로 11석을 더 얻어간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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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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