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선거 캠페인을 지휘해 온 김종인 공동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15 총선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자신은 선거가 끝났으니 일상생활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 통합당 비대위원장설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 위원장은 16일 오전 총선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 수고하셨다. 솔직히 아쉽지만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주신 것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통합당은 지역구 선거에서 84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고, 비례대표 19석을 합해도 개헌 저지선을 살짝 넘는 103석에 그친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부·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얻기 위한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패배 원인을 '변화 부족'으로 꼽은 것은, 전날 대표직에서 물러난 황교안 전 대표가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 것', 즉 분열을 패인으로 지적한 것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의 마음을 잘 새겨서 야당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합당 내부를 간접 비판했다.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이라는 표현은 총선 막바지의 막말 논란 등을 연상시킨다는 평이다.
김 위원장은 "저는 문재인 정부가 옳지 않은 길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어쩌겠나. 국민이 이 정부를 도우라고 하는 만큼 야당도 그 길을 따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에게도 당부드린다. 코로나 위기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재정을 과감히 투입해야 극복할 수 있다. 전례 없는 위기 극복을 위해 야당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하면서 "국민 여러분,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나라의 앞날을 위해 야당을 살려 달라"고 호소하는 말로 발언을 마쳤다.
이어진 질문·답변에서 그는 통합당의 총선 참패를 수습할 비대위원장으로 자신이 거론된다는 말에 대해 "비대위 얘기가 벌써 나오느냐? 나는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없다"고 일축하며 '당에서 요청이 온다면 생각해볼 수 있느냐'는 재질문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여기(당에) 올 때부터 말씀드렸다"며 "선거를 하는 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임무라고 생각하고, 끝나면 일상생활로 돌아간다고 말했(었)다"고 재강조했다.
그는 패배의 주 원인을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원래부터 늘 얘기했다. 선거를 하는 과정 속에서 (당이) 변화해볼 수 있을까 했는데, 변화하지 않은 결과가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변화 부족'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다만 "다 지나갔고, 선거는 결과로 다 나타났기 때문에 당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선거의 패배 본질이 어디 있었느냐를, 앞으로 통합당을 다시 일으킬 사람들이 잘 분석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오불관언하는 태도를 보였다.
회견을 마치고 나가는 그를 취재진이 따라가 '패배 책임 차원에서라도 비대위원장 등 역할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재고의 여지는 없느냐'는 질문을 이어갔지만 그는 "여지는 무슨 여지가 있느냐", "본인(나 자신)이 아무 생각이 없는데 무슨…"이라고만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