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입' 고민정, '문재인의 복심(腹心)' 윤건영. '문재인 청와대'를 대표하는 주자들이 나란히 4.15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로 자리를 옮겼다. '선거 거리두기'를 선언했지만, 내심 선거 결과를 초조해하며 냉가슴을 앓았던 청와대는 두 주자의 낭보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문재인의 복심' 윤건영, 자객을 물리치다
구로을 선거에서 김용태 미래통합당 후보를 꺾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의 남자, 문재인의 복심으로 불린다.
노무현 정부 정무기획비서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 문재인 정부 첫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친문(親文)' 인사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문 실세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윤 후보는 구로을 지역 유세에서 "저는 한 번 맺은 인연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문재인 정부 최장수 국정상황실장으로서 온갖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그 자리를 지켰다"며 "누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나. 누가 경제위기를 책임 있게 이겨낼 수 있겠나. 문재인 정부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윤 후보가 출마한 구로을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8대부터 내리 3선을 했던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여당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낙승이 기대되는 지역 중 한 곳이었다. 때문에 윤 후보의 구로을 출마를 두고 뒷말이 나왔다. 문재인 청와대의 실세가 양지만 쫓으려 한다는 비판이었다.
미래통합당은 3선 김용태 의원을 '자객 공천'해 맞섰다. 선거 초반 윤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은 20% 이상 차이가 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줄어들었다. 급기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5% 안으로 좁혀들어 구로을이 격전지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친문 마패' 힘은 강했다. 윤 후보는 57%를 얻어 김 후보를 20%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했다.
'문재인의 입' 고민정, 오세훈 꺾고 단번에 체급 껑충
고민정 후보는 '문재인의 입'으로 통한다. 대선 캠프 시절부터 시작해 청와대 부대변인, 대변인까지 차근차근 밟아오면서 대중에 존재감을 드러냈던 고 후보는 총선을 앞두고는 문재인 정권을 대표하는 얼굴이 되었다. 고 후보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기대감도 남달랐다.
고양·분당·광진 등 고 후보의 지역구를 저울질하던 당 지도부는 그를 광진을에 배치했다. 5선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배출한 민주당 텃밭이었지만, 미래통합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격하며 대표적인 서울 격전지로 떠올랐다. 정치 경험이라고는 청와대 2년 8개월밖에 없는 정치 신인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지도부는 어떤 지역구보다도 가장 살뜰하게 챙겼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선거운동 기간 첫날인 2일에 이어 12일에도 광진을을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임 전 비서실장은 고 후보에 대해 "뭐가 부족해 정치를 하고 싶었겠나. 책임감으로 용기를 낸 것"이라며 "고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과 철학뿐 아니라 숨결까지 익힌 사람"이라고 했다.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까지 지원사격했다. 양 원장은 "앞으로 대통령 복심은 제가 아니라 고민정"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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